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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변화구의 획득순서

"결정구에서 역산해가면 배워야 할 구종이 보인다."

마지막 피스에서의 역산

'직구만으로 타자를 잡아낼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변화구를 던진다.' 이전 편에서는 변화구를 던지는 의미가 변화구를 배우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어느 구종부터 배우면 좋을까요. 이번 편에서는 저의 경험을 토대로 해 하나의 생각하는 법을 소개하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슬라이더를 처음에 배웠지만 목적은 '결정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직구가 스피드도 예리함도 없는 제가 아웃을 잡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결정구를 손에 넣고 싶기 때문입니다. 여기부터 변화구를 익히고 구종을 늘려갔습니다. 전편에서도 썼지만 이것이 획득 순서입니다. 저 스스로 말하는 거지만 이 순서는 똑바른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선 먼저 익혀야 하는 게 당연히 '결정구'다. 저는 세로로 크게 휘는 슬라이더를 습득하고 절대적인 무기가 되어 타자가 의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원래 카운트용 구종이 있어도 위닝샷이 없으면 아웃을 잡을 수 없습니다. 타자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건 역시 카운트용 구종보단 위닝샷입니다. 그렇게 하면 직구에 대한 타이밍이 어긋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렇기에 절대적인 구종 하나를 손에 넣는 것부터 시작하며 가지고 있는 공으로도 최소한 아웃을 잡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정구' 즉, 본인의 투구에서 '축이 되는 공'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획득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축을 정해둔다면 다음부터는 역산입니다. 저의 경우 두 번 째 획득 구종은 체인지업입니다만 이건 전편에서도 작성했듯이 슬라이더도 직구도 스피드볼이기 때문에 배운 구종입니다. 직구, 슬라이더 둘 다 타자는 앞에서 잡는 구종이기에 대처됐습니다. 그렇기에 투구에서 완급을 넣기 위해 체인지업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빼앗을 수 있게 되었고, 그리고 결정구를 더 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이것만으로 간단하게 아웃을 잡아낼 수 있는 것 만은 아닙니다. 대처하는 타자들도 나오고, 종슬라이더의 변화량도 커서 타자들이 속지 않는 비율이 늘어났다. '결정구'인 종슬라이더는 '투구의 축'이기 때문에 이 구종이 흔들리면 투구가 괴로워지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변화량이 적은 커터를 배우게 됐다. 이 변화량의 차이로 타자를 곤혹스럽게 만들기 위함이 목적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변화 방향과 속도에서 차이가 나는 구종, 제인지업2라고 불리는 건 처음에 익힌 체인지업1과는 구속에서 차이가 있고, 종커터는 변화량이 작은 것이다. 슈트, 커브, 포크, 투심은 각각 변화 방향이 다른 구종을 익힘으로서 각각의 구종의 위력이 더욱 살아나게 만들어나갔다. 투구의 축인 종슬라이더를 줄기라고 한다면 그 뒤에 익힌 변화구는 '가지, 잎'이다. 우선은 축이 되는 구종을 익히고 그 구종의 위력을 살리는 공을 익히는 것. 막연하게 변화구를 습득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구종을 바탕으로 다음에 잉ㄱ힐 구종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아웃이라는 하나의 퍼즐을 완성시키기 위해 변화구라는 조각을 모아나간 것이다. 여러 조각이 있으면 여러 가지 조합으로 퍼즐을 완성시킬 수 있다. 어떤 형태로 퍼즐을 완성할건지, 그건 우선 마지막 한 조각(위닝샷)을 염두해두고 거기에서 역산해 나가면 길이 보인다.

완전한 습득까지 2년이 걸리는 이유

지금까지 변화구에 대해 말했지만 대부분의 투수에게 '투구의 축'은 직구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여러 변화구를 익혀온 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구사율이 가장 높은 건 직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직구와 위닝샷 둘 다 축이라고 하면 되는 걸까요. 정확히 말하면 '볼 배합의 축'이라는 겁니다. 요점은 볼배합입니다. 막연하게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는 아웃을 완성시킬 수 없습니다. 어떤 구종을, 어느 코스에, 어떤 선수로 던져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정리하자면 '투구의 축'은 직구이지만 '볼배합의 축'은 슬라이더(위닝샷)입니다. 아래의 [그래프]와 [패턴]처럼 [투구]와 [볼배합]이라는 이 두개를 조합하는 것이 경기에서의 피칭입니다. 시합에서는 직구를 많이 던지지만 타자를 아웃키시는 볼배합에서의 축은 다릅니다. 이 두 개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 투구의 재밌는 점이자 어려운 점입니다.

【결정구 패턴 예시】

1구째 = 직구

2구째 = 직구

3구째 = 슬라이더

【보여주는 공의 패턴 예시】

1구째 = 직구

2구째 = 슬라이더

3구째 = 직구

[정보/소식] 현역 NPB 투수가 알려주는 변화구 노트 2회 | 인스티즈

【그래프】

지난 시즌(2020년)의 투구 구사율입니다. 지난 시즌 구사율처럼 투구의 축은 직구지만 볼배합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위와 같이 슬라이더를 보여주는 공이나 결정구에 사용하는 등 모든 패턴으로 사용하려면 언제 다른 구종을 사용할지도 포인트다. 당연히 시합이나 타자에 따라 볼배합의 축인 슬라이더도 쓰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구종이 여러 개 인 것에 손해는 없다.

변화구를 습득하는 중에도, 이 2개의 밸런스는 중요하다. "볼배합의 축"에서 변화구를 생각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투구의 축"인 직구도 신경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새롭게 변화구를 익힘으로써, 경기에서 많이 던지는 직구에 악영향이 미치면 볼배합의 완성 이전에 투구가 무너진다.

예를 들어, 새로 슈트(투심)을 배우려고 한다고 하자. 그립, 팔의 스윙, 폼 등 등을 불펜에서 연습해 공이 휘게 된다. 확실히 이렇게 습득했다고 해도 '볼배합'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잊으면 안되는 것이 '투구' 즉, 직구에 영향이 있진 않은가 이다. 새로운 구종을 익히는 과정에서 미묘하게 스윙이나 폼이 바뀌면서 밸런스가 어긋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 결과 직구의 회전축이 바뀌어 직구에 슈트회전이 걸릴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구위에 문제가 생긴다. 새로운 변화구 습득 과정에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변화구에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

새로운 구종을 배우면서 무기가 하나 더 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구종에 악영향을 미쳐서 패를 잃어버리게 되면 의미가 없다. 오히려 원래 무기가 상실되어 투구와 볼배합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구종을 익힐 때에는 다른 구종에 영향이 가진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물론 신구종 자체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10구를 던져 단 1구만 의도한 곳에 던질 수 있다면 그 구종은 무서워서 경기에서 던질 수 없다. 10구 중 3구 → 5구 → 7구 → 9구 이렇게 그 구종의 통제력을 높여가야 한다.

새로운 구종의 정밀도에 대해 다른 구종과의 밸런스도 잊으면 안된다. 새롭게 1개의 구종을 외우면 되는 것만이 아닌 것이 투구의 어려운 점이다. 그렇기에 저는 '변화구를 완전히 습득하는데에는 2년이 걸린다.'라고 생각합니다. 투구의 축과 볼배합의 균형을 지키면서 새로운 변화구를 익히고 던질 수 있게 되기까지 말입니다. 어쨌든 변화구를 배우려고 할 때에는 이 것도 염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까지는 이론을 중심으로 변화구에 대해 이야기해왔습니다. 다음부터는 실제로 구종의 그립, 던지는 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당연히 그냥 던지면 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 구종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실제로 투구를 하시는 분이라는 '던지는 법'을, 관전을 즐기는 분은 '사용법'으로 참고하면 투수의 즐거움과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신판   글쓴이가 고정함
글 리젠이 낮아서 본표하면 글을 못 올리므로 본표를 못 한 것에 대한 건 이해 부탁드립니다
4개월 전
글쓴신판   글쓴이가 고정함
글 리젠이 낮아서 본표하면 글을 못 올리므로 본표를 못 한 것에 대한 건 이해 부탁드립니다
4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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