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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와서 손 떨다가 받아서 여보세요? 하고 30초동안 서로 아무말도 없었어
나한테 할말 있잖아 해 이러더라 내가 말이 안나와서 계속 가만히 있다가 할말없어? 이러길래 말은 니가 해야지 이랬어
결국 내가 왜 차단했냐고 물었지 사실 아버지가 아프시고 어머니가 힘들어 하셔서 여행 못가게 됐다고도 했었고 돈때문에 힘들어 하는건 알았어
근데 저 때 내가 술먹는동안 어머니한테 전화 왔다더라 뭐 어머니도 간병때문에 정신이 약간 이상해지셨다나봐 애인한테 적당히 하라 했다더라 그래서 뭐가? 이랬는데 얘도 술먹어서 횡설수설해
그냥 힘들어서 운전하다가(배달일 함) 차에 치여서 죽어버리고 보험금 어머니랑 형한테 드리고 싶다 그러고 조울증이 원래도 있었는데 나 만나면서 극복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더 안좋아지니까 도저히 날 못만나겠대 아무것도 하기 싫고 죽고만 싶다 그러고
내가 어차피 너 못 죽는다고 헛소리 그만하고 알겠으니까 일이나 하라고 하고, 돈 보내드릴 바에야 차라리 아버지를 입원시키라고 했는데 내가 현실적인 조언(?)하는건 하나도 안 듣더라 내가 너무 냉정하게 말하긴 했어
아무튼 못하겠고 힘들대, 서울이랑 지방 장거리인데 내가 서울 찾아가면 자기 집에서 재워줄 순 있는데 일만 계속 해야할거 같다고 그러대 후회하기 싫다그러고 어머니가 살이 엄청 빠지셨다고 난 어머니를 살리고 싶다 이러더라
술에 취해서 그런지 차라리 내가 죽었음 좋겠다는 소리도 하던데 이때는 무섭긴 하더라 뭐 나랑 결혼해서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스치듯이 했나봐? 술취해서 하는 말인지 뭔지…
솔직히 바로 탈출해야하는 사람인거 나도 아는데 나도 아버지가 가정폭력에 알콜중독이라 너무 안쓰럽고 불쌍하고 신경쓰여 남남하고 그냥 즐겁게 살아가기엔
그냥 보고싶어… 새벽에 전화와서 미치게 하네
사실 사랑보다는 안쓰러움 측은지심이 더 큰거 같긴 한데 죽을거 같다고 말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까 너무 마음이 아파
내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나 23살이고 임신했는데 어떻게 해야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