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중 좋아하는데 안 맞는 게 너무 많고, 안 맞는 게 너무 많은데 정이 안 떨어지는 관계 어떻게 해야 해?

좋아하지만 안 맞는 점들을 흐린 눈 할 정도로 사랑에 미친 것도 아니고

안 맞는 것들로 헤어지기엔 정이 안 떨어져 둘 중 누구도

이럼 어케 되는 거지 어떻게 해야 해??

[둥이1]

얼마나 만났어

[글쓴둥이]

5년...

[둥이1]

와.... 5년이면 본문 상태인거 치고 엄청 오래만난 것 같은데 아직 정 남아있는게 신기하긴 하다ㅠㅠ근데 그 사람이랑 결혼한다고 생각하면 어때?

[글쓴둥이]

속은 졸라게 터지겠지 하지만 또 살자면 살겠지 그러다 한 번씩 알면서 왜 결혼했지 후회하다가 아 결혼하길 너무 잘했다 생각할 것 같구... 완전 만족의 상태도 아니고 불완전의 상태도 아니고 그냥... 그러려니 이게 삶이려니... 할 것 같어

[둥이1]

하....어렵네 둥이 나이가 결혼 적령기라면 빨리 어느 방향으로든 결단내는게 맞은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면 그냥 더 만나봐 나도 그런 사람이랑 헤어지고 몇번 다른 연애중인데 헤어지길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 다시 못만날 것 같다고도 생각해ㅎㅎ...

[글쓴둥이]

1에게
선배님이었네... 헤어지면 당연히 너무 힘들겠지만 한 번 제대로 헤어지면 재회 생각은 아예 안 할 것 같아 다시 돌아가도 서로 할 만큼 했다 생각할 것 같아서
근데 또 정말... 물론 내가 이 관계를 지금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게 인식하는 거겠지만 나를 많이 성장시킨 사람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 조언 너무 고마워

[둥이1]

글쓴이에게
응 나는 사귀면서 점점 얘랑 만나는 내 모습이 너무 마음에 안들고 맨날 싸우고 맘 졸이는 연애가 너무 괴로운데 또 서로 너무 좋아하긴 해서 고통스러웠거든.... 그 사람이랑 연애하는 둥이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느 쪽이든 행복하길 바랄게

[글쓴둥이]

1에게
ㅜㅜ 첫 줄 너무 공감...
이런 내가 싫어져... 자꾸 닦달하고 거슬려 하고 삐지는 내가 스스로 힘들어

[둥이1]

글쓴이에게
와 나도 정말 비슷했어 살면서 이정도로 누군가랑 갈등을 빗어본 적이 없는데 계속 싸우다보니까 내가 이상한건가? 이 생각까지 들더라고... 둥이가 밑에 적은 인생관 자체가 차이난다는거 나도 비슷했었구... 심지어 상대가 모태신앙이라 그걸로도 부딪혔었어ㅎㅎ...지금 생각하니 총체적 난국이었다

[글쓴둥이]

1에게
정말... 나 외의 다른 존재와 사랑을 한다는 건 진짜 초월과 확장의 영역인 듯... 그치만 그걸 마냥 성스럽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아 이젠... 난 그만큼의 그릇이 아니니까 모쪼록 다~ 좀 편안해졌음 좋겠어 ㅋㅋㅋ큐
둥이도 마음 고생 많았겠다... 그래도 그런 결정을 내린 게 지금의 나로선 꽤 대단하고 멋있어 보여 쉽지 않았을 텐데 다른 선택을 한 거구나

[둥이1]

글쓴이에게
우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될 여지가 보이는게 아니고 갈등이 심화됐었어... 초반엔 잘 싸우고 문제 얘기하고 다시 잘 해보자 이랬다면 갈수록 감정이 과잉되는 느낌이었지ㅠ그래서 나한텐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 같아 둥이가 싸우면서 남친이랑 점점 나아지는게 보인다면 둥이네는 나보단 좀 더 긍정적인 결말이 있을수도 있겠지!

[글쓴둥이]

1에게
진심 어린 조언 너무 고마워 비슷한 상황이었던 사람과 이렇게나마 대화하니 뭔가... 안심이 돼 뭘 선택해도 잘 살자면 잘 살아지는 것 같구...
우린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은 빠지고 침착해지는 것 같아 문제는 더 선명하게 보이고. 딱 거기까지일뿐이고 해결책은 날이 갈수록 더 모르겠어
처음엔 맞춰가려는 의지와 존중이 있으면 다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의지와 존중 플러스 포기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내게 중요한 것들을 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고...
뭐 결국 결심과 선택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만 내가 비겁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

[둥이1]

글쓴이에게
맞아 나도 계속 해결책이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싸우고 그럼 이제부턴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하다가 또 싸우곤 했었어 근데 세상엔 해결책이 없는 문제도 있더라ㅎㅎ...누가 맞고 틀린게 아니고 다른거라 그런 것 같아 너무 오래 다르게 살아온 사람이니까... 난 저렇게 헤어지고 2년정도가 지났네 사실 1년 지났을때 상대한테 연락이 왔었는데... 재회 생각도 안들고 후련하더라! 그런 연애도 해봐서 다음 연애는 좀 더 잘 할수 있었던 것 같아 해볼만큼 해보고 그래도 아니면 그땐 시원하게 보내주자 그리고 그냥 대화 짧게 해본거지만 둥이도 생각이 많아서 스스로 비겁한 선택은 안할 것 같아ㅎㅎ나도 고마워 오랜만에 많이 생각해봤네

[둥이2]

그냥 사귀면 됩니다..... 잘맞는거 없어요 맞춰가며 사는거지...

[글쓴둥이]

오... 근데 그걸로 막 싸워
맞춰가는 데에 한계가 있단 것도 서로 깨달았어 해결책이 없는 것 같다고 둘 다 이야기했는데 헤어질 생각은 또 없어...

[둥이3]

인디언 늑대 속담...
결국 먹이를 주는 늑대가 이김
걍 사귀자고 마음먹으면 사귀는거고
걍 헤어지자고 마음먹으면 헤어지는거임
지금은 걍 사귀는거?

[글쓴둥이]

우문현답이다.......... 맞아 나도 이 생각을 했었어 사랑하기로 잘 만나기로 마음 먹으면 계속 잘 만나는 거고 헤어지고 새 삶을 살겠다 마음 먹으면 헤어지는 거고
그걸 알고 있어서 어떤 마음도 쉽사리 먹을 수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이 애매한 상태가 괴로움 ㅜㅜ

[둥이4]

하….나도 같은 상태인데 지금 안 맞는 부분때문에 미치겠어 ㅠ 둥이는 어떤 점이 안
맞는 것 같아?

[글쓴둥이]

걍... 전부 다... 사람이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일단 나는 100 정도로 인식하는 일을 상대방은 한 2~30 정도로 인식해 예민함의 감도 차이도 크고 만족도의 기준도 엄청 다르고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도 달라
삶의 만족도 기준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이어지더라고 나는 a b c d e f 다 갖춰야 만족하는데 상대는 a b만 있어도 만족하고 그 이상의 요소들은 허황된 욕망 이런 식으로 인식해
걍... 너무 달라... 대화하면 할수록 철학적인 고찰 부분에 대해서도 완전 다른 입장이야 철학적인 이야기를 서로 하는 건 아니지만 인생관이 다르다는 거... 예를 들면 상대는 실재론자에 가깝다면 난 경험론자에 가깝고 이런 본질을 인식하는 차이가 여러 방면에서 서로 다르게 인식하도록 만들더라구

[둥이4]

와 쓰니 말 진짜 잘한다… 예민함의 감도라…너무 공감해. 나도 비슷하게 내가 더 예민 섬세한 편이고 상대는 조금 둔감한 편이거든. 또한 행복한 삶에 대한 기준치가 다른데 나는 얘가 너무 좋아서 평생 함께하고 싶단 말이야. 그런데 그 안 맞는 부분이 요즘 더 크게 느껴져서 계속 내가 불만을 토하게 되는 상황이라 너무 화가나. 어제 싸우고 지금 연락 안 하고 있어 난 ㅜ

[글쓴둥이]

ㅠㅠㅠ 한 쪽은 예민하고 한 쪽은 둔감할 때의 미치는 포인트는... 내가 뭐 때문에 기분이 나쁜지를 설명하는 자체가 너무 어려워 약간 장님에게 코끼리는 어떻게 생겼는지를 설명하는 느낌이야 내 세계에선 분명히 존재하지만 상대의 세계에선 존재조차 하지 않는 이슈인 것임...... 막... 깝깝해 ㅜㅜ...
우리도 어제 새벽에 길게 얘기하구... 시간을 따로 가지거나 하진 않았지만 분위기가 안 좋다 ㅠㅠㅠ 너무너무 어려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