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공정성 훼손이 심각하게 발생한 사례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있었다. ‘디도스’(DDoS‧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이 주원인이다. 디도스 테러는 굳건했던 한국 e스포츠 산업을 완전히 흔들었다. 디도스가 잠식한 e스포츠에서 ‘공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정이 없어진 순간부터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단순 게임’으로 전락했다.디도스 공격 때문에 리그 전체가 마비됐다.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LCK는 결국 경기를 녹화중계로 전환했다. 현장감이 가장 중요한 스포츠에서 녹화중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때부터 이미 공정성이 저해됐다. 경기 도중 디도스 공격을 받은 일부 팀은 현장에서 하루 종일 대기하는 경우가 발생했고, 이는 선수단 컨디션 하락으로 이어졌다.
LCK는 자체적인 오프라인 서버망을 구축해 리그를 대상으로 한 디도스 테러를 막을 수 있었다. 어렵사리 리그 중단은 막았으나 이내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디도스 테러가 리그를 넘어 팀 차원 문제로 확장됐다. 10개 구단 모두 디도스 공격을 받아 연습에 차질을 빚었다.
가장 크게 피해받은 구단은 LCK 최고 인기 팀 T1이었다. T1 선수들은 개인 연습을 못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e스포츠 상징인 ‘페이커’ 이상혁까지 이례적으로 “공평하지 못한 연습 기회”라고 지적하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야구로 치면, 투수가 불펜 피칭도 없이 본 경기에 임하는 셈이다.
피해를 적게 받아 이긴 팀도, 피해를 호소한 팀도 찝찝한 상황이 됐다. 일부 팀으로 집중되는 디도스 공격에 이미 운동장은 기울어졌다. LCK는 디도스에 대해 확실한 방어를 해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다음 시즌에도 디도스 공격이 없을 거란 보장은 없다. 이제는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해 디도스 테러에 대비해야 한다. LCK 차원에서 체계적인 방어 매뉴얼을 구축해 디도스 방해 공작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디도스로 피해받은 팀이 있다면, 곧바로 최상위권 MMR(비슷한 실력의 상대와 게임하는 시스템) 계정을 지급해 개인 연습에 지장 없게 해야 한다. 10개 구단 합의도 필요하다. 디도스 테러는 T1뿐만 아니라 모든 팀이 언제든 당할 수 있는 일이다. 남 일이라 생각 말고 리그 차원으로 대응해야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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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