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푸념하려고 글 쓰는데, 조언해줄 수 있으면 조언좀 해주라.
지금은 그냥 22살, 중소기업 생산직 퇴사하고 사는 수급자 마이스터고 졸업생이야.
초등학생때부터 부모님이 돈문제로 엄청 싸우셔서 하루도 밤에 안 떨면서 잔 적이 없었어. 4학년때는 아예 이혼까지 하셨고 집안도 파산 문제로 넘어가고 난 엄마랑 같이 살게 됐고. 그렇게 중학교를 다니면서 나름 공부도 잘했고. 전교 200명 중에 10등안에 들면서 장학금도 받았거든. 그래서 인문계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집이 돈이 없는거야. 기초수급자라 교복비나 나중에 대학 갈 돈도 없고... 그래서 난 성적이 좋았으니까 특성화고보단 마이스터고를 가게됐어.
그러다가 같이 살던 엄마가 정신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난 학교기숙사에서 살게 됐는데. 내 생각과는 너무 다르게 힘든거야. 애들이 괴롭히고... 전공 과목도 나랑 안 맞고. 애들이 공부를 잘하다보니까 중학생때랑은 다르게 성적도 3~40퍼 유지하면서 특채나 공채도 간당간당하게 받을 수 있었고. 그러다가 부모님한테 힘들다고 말하면 너만 힘든거 아니라고, 무조건 참으라는거야. 그래서 고등학교 3년 내내 꾹꾹 참다가 결국 중소기업에 취업했는데 아무래도 고졸이니까. 매일 교대근무에 생산직 특성상 일도 고되고, 하루하루가 너무 괴로운거야.
그래서 1년 일하고 21살에 퇴사하고 병원에 가니까 조울증이라더라. 사실 인지는 하고 있었는데, 집에 돈이 없으니 정신병원 같은건 엄두도 못냈어. 난 아플때도 돈부터 생각하고 그랬으니까... 근데, 정신병을 치료하면서 생각을 했는데. 지금 마이스터고졸이란 학력이나 스펙으론 평생 교대근무에 생산직을 해야된다는 현실이 너무 두려웠어. 애들이 취업했다거나 좋은 대학에 갔다고 나한테 말할때마다 질투심 들고, 괜히 안 좋은 말만 튀어나오더라.
나도 남들처럼 그냥 평범한 회사에 정시 출근하고 싶고. 고졸이란 말도 듣고싶지 않은데... 그럴려면 내가 대학을 수능을 쳐서 가거나 공시를 쳐서 공무원이 되야한다는데. 어이없겠지만 솔직히 둘 다 자신이 없어. 난 고등학교에서 배운 과목이라곤 전공과목뿐이고, 수능으로 좋은 대학을 갈 자신도 없고. 돈도 없으니까... 당장 그냥 아무나 붙잡고 울어버리기라도 하고싶은데. 나한텐 그럴 사람도 없네.
나. 어떻게 해야될까...? 그냥, 남들처럼. 조금만이라도 평범하게 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