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다음날이 기대되고 새해가 되면 어차피 작년이랑 크게 다를 것 없음에도 새로운 해라는거에 설레어 하고 새학기가 되어도 설레어 했었어. 청소를 하면 상쾌한 기분이 들어서 좋았고 몇달에 한번씩 가구 배치를 다르게 하면 또 기분이 새로워서 좋았어.
근데 한번 우울증을 앓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는데 이제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아. 더럽지 않은 이상 먼저 청소하고 싶지도 않고 새로운 일이 생겨도 설레지 않고 그래. 그래도 괴롭거나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이렇게 삶이 삭막하니까 좀 당황스럽네. 아니면 사실 이게 정상이고 그때가 정상이 아니었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