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수동적인 연애를 했던 것 같아 이제 막 곰신 40일 신어서 주말마다 총 전화를 11번 했거든 근데 난 얼굴 보면서 말하면 말했지 전화로 내 티엠아이 남발하는 습관이 없어서 그간 어련히 애인이 대화유도 해 주겠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아무 생각도 없이 전화 받았었어
실제로 한 달 간 아무 문제 없었는데 곰신 신은지 한 달 하고 딱 하루 지난 주말에 전화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 애인이 그날따라 먼저 대화주제 안 꺼내고 내가 피하고 싶은 주제(디엠 보냈다가 민망해져서 삭제했는데 삭제하겠다는 디엠이 알람창에 남아서 애인이 존재만 알게된)만 계속 물어보고 안 말해주니까 속상해하고…
그래서 나도 티는 안 냈지만 기분 좀 상한 상태로 전화 잇다가 시간 끝나서 끊고 약간 회의감이 들었던 상태인데 며칠 전에 수료식에서 애인한테 마지막 주 편지 받으니까 외려 마음이 바뀌더라 저 전화하기 하루 전 날에 나 엄청 애틋해하고 전화하고 싶어하고 전화 한 당일에는 내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방학이라 내가 할 얘기가 없어보여서 아쉬웠다고 써져 있더라고… 좀 미안해져서 오늘 하루종일 티엠아이 메모에 써 두면서 내일 애인이랑 전화할 거리 만드는 중
군대 가기 전 일 년 내내 내가 말 없어도(본인 잇팁) 애인이 사운드 채워주는 거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까 군대 가서도 그게 당연하게 생각됐나 봐 수료식 때 애인 가족도 뵙었는데 들어보니까 애인이 그렇게 말 많은 편은 아니라고 하더라고 내 앞에선 수다쟁이인데 그게 사운드 안 비려고 노력한 건가 싶고 갑자기 새벽에 혼자 철 들어서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자는 내가 된 포부의 글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