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랑 7년 연애 후 일반적인 헤어짐 통보받았어..그냥 내가 싫대.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알고 지낸 10년이라는 세월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고 회사를 나가서 일할 때는 괜찮았지만
집에 오면 항상 같이 밥 먹자고 나를 1순위로 생각하는 사람이 옆에 없으니 진짜 죽을 맛이더라.
누구와도 연락하기 싫었고, 카톡이나 인스타로 염탐 시도했는데 나를 차단했는지 보이지도 않았어.
한 달 동안 폐인처럼 생활하니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친구가 비번을 누르고 들어왔어. 내가 자살했을까 봐..
친구도 그런 모습을 보기 싫었는지 남자를 소개해 줬는데 그 남성분은 나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나는 그 어떤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밥만 먹고 정중히 거절한 다음 마무리되었어. 헤어지고 6개월 정도가 지났는데도 머릿속에서는 항상 나를 보며 웃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고
몸은 점점 더 폐인이 되어갔어. 내 모습을 보고 친구도 점점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이더라.
컴퓨터를 하고 있다가 유튜브를 틀었고 그 영상은 아이유 씨가 나온 효리네민박이였어. 민박 출연자분들이 힐링되는 모습을 보고 전 시즌 구매해 정주행 했는데 나도 가고 싶더라.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까지 모았던 자금과 퇴직금을 모아서 제주도에서 1년간 살아보기 계획을 했어.
철없는 나이도 아니고 30대.
갑자기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는데 이유가 전남친 못 잊어서..남들이 보기에는 왜 저러니 싶었을 거야.
나를 잘 아는 사람들까지도 이렇게 해야 하니? 라고 할 정도였거든.
살아야하는 집과, 바이크를 얻은 후 제주도에서 첫날밤이 지나갔고 불안함을 느꼈던 내 마음은 편안해졌어.
왠지는 몰라. 하지만 편안하더라. 여행도 많이 갔고, 체험도 많이 해보고, 일도 하고, 내 마음속 깊숙이 들어있는 암 덩어리들이 고작 세 달 사이에 사라진 거 같았어.
생활 하고 있던 도중 친구가 놀러 왔고 내 모습을 보고 안심을 하고 울다가 웃더라...ㅎㅎ 이런 친구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이제는 제주도 생활을 접고 다시 전쟁터로 가보려고 해. 여기와는 다르겠지. 이 풍경과, 새소리는 이제 안 들리고 시끄러운 차량 소리와, 데시벨 높은 상사소리..ㅎㅎ
하지만 이 석 달이 나에게 없었다면 아마..전쟁터로 못 돌아갔고 나는 아마 방구석에 처박혀 폐인이 되어있을 거야.
진짜 힘이들때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 여러분이 하고 싶은 거를 했으면 좋겠어. (법에만 어긋나지 않는다면 말야)
이런 말도 있잖아.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