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할까 고민을 많이 하다 보내
사랑하는 사이였었는데 사랑한다고 말해도 아까운 시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참 서로 상처주기 바빴던 것 같네.. 뭐가 그리 서로 미웠을까..?
오빠는 내가 오빠를 좋아한 것 같지 않다고 느꼈다고 했지만 사실 나 오빠 엄청 좋아했어 !
오빠랑 처음 연락할 때도, 이벤트해줄 때도 주변에 자랑하기 바빴어
그리고 연애 초반 때 공부하던 시기인데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싶을 정도로 몇 개월을 웃기만 하다가 보낸 기억이 있어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었고 나도 너무 이 관계에 진심이었어서 놓기가 무서웠던 것같아
항상 친구들이 나한테 연애 고민 털어놓으면 좋은 남자 널렸다고 헤어지라고 단호하게 말하곤 했었는데 그게 막상 내 일이 되니까 쉽지 않더라,,
오빠가 잘못하더라도 합리화하기 바빴고 채찍질하고 고쳐나가게끔 도와주고 싶었어
그리고 친구들한테 내가 선택한 남자가 그런 사람 아니다, 내가 보는 눈이 맞았다라고 증명하고 싶었어
그냥 안 맞다하고 헤어지면 되는데 너무 좋아하니까오빠를 고쳐볼려고 했던 것같애 나도 서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틀어진 관계를 억지로 제자리로 돌려놓을려고 노력도 많이 해봤는데 오빠랑 잘 데이트하는 와중에도 그런 상처들이 문득 문득 떠올라서 나를 괴롭혔어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나만 비참해지는 연애라고 느껴서 그만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메모장에 수없이 장문으로 이별을 연습하고 육성으로 헤어지자라고 말하는 연습도 했어
근데 끝끝내 보내지도 못했고 차마 오빠 얼굴보면 그런 말들이 입 밖으로 나오질 않더라 나는 그 이유가 내가 놓으면 끝날 관계라는 걸 알아서 그랬던 것같애 하지만 싸우면 항상 욱하는 심정이래도 끝을 말하는 오빠를 보니 너무 힘들고 비참하고 내가 못했던 말들을 어찌 저리 쉽게 할까 나만 진심이었나..라는 원망도 있었어 그래서 찾아가서 잡아보기도 하고 전화도 해보고 화도 내보고 울기도 울어보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해보고 했는데 결국 제자리더라
이 연애는 내가 더 아쉬운 연애가 맞았나봐 ㅎㅎ,,
사실 신뢰가 깨져서 미운 감정이 큰데 내 손으로는 못 끝낼 것같고 내가 받은 상처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해서 친오빠도 개입시켰어 미성숙해서 미안해
근데 그렇게 안하면 못 헤어질 것 같았어
오빠를 평생 미워하고 저주하면서 살고싶었는데
그러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도 힘든 감정이더라
그래서 그냥 나답게 마무리하고싶었어 그래야 내가 툴툴 털고 건강하게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어
모든 사람들이 장점을 가진듯 오빠도 장점이 많아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데이트 계획들도 잘 세워줬고 주저하는 나대신 오빠가 나서는 거 보고 참 용기있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도 많이 했어
그러니 나중에 오빠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잠깐의 자유, 행복에 속아 좋은 사람 놓치지마 ㅎㅎ 그리고 오빠의 장점을 보여줘 !
그럼 그 사람은 오빠를 진심을 다해 사랑해줄거야
너무 미워하고 싶었던 상대였는데 오히려 미워하는 것보단 고마웠다는 말하면서 끝내는 게 나답기도 하고 이렇게 좋게 마무리하니까 오히려 내 마음이 편안해져 잘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애 ㅎㅎ
서울이라는 타지에서 처음으로 마음 내어주게 해줘서 고맙고 이리저리 구경도 많이 시켜줘서 좋은 추억 많이 남겼어
이렇게 홀가분한 마음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기다려줘서 고마워
너무 길어졌네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랄게
잘지내 안녕
브라질리언 왁싱 자주하면 개방적일 확률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