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2살에 공시생이고 갑상선이 안 좋아서 몇달전부터 약물치료 받고 있어 공무원 시험 중 신체조건이 있는데 갑상선이 안 좋으면 안된대 나는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이 직업만을 목표로 살아왔는데 안된다니 무너지는 느낌이었어
열심히 찾아봤는데 약물치료로 가능하면 괜찮대 그래서 다시 희망을 가졌는데 병원에 가니까 약이 잘 안 들어서 이번에 약 최대용량으로 늘려보고 그래도 안 되면 수술해야 한대 간신히 멘탈 붙잡았는데 다시 밑 바닥으로 떨어진 기분이야
갑상선이 안 좋다고 2년정도 치료 받아야 한다고 할 땐 별로 슬프거나 하지 않았어 그냥 나한테 원래 있던 걸 알게 된거고 오히려 치료 하게 된거니까 그런데 내가 원했던 일을 할 수 없다는 얘길 들으니까 너무 우울해
노래하고 싶다 했을 땐 무슨 노래냐고 못 하게 하고, 군대 가고 싶다 할 때는 무슨 여자가 군대냐고 하고, 건축하고 싶다 할땐 그림 잘 그리냐 하고, 이직업 하고 싶다 할 때도 무슨 여자가 이 일을 하냐는 얘길 정말 많이 들으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번엔 나한테 문제가 생겨서 못 한대
그동안 정말 많은 꿈을 포기하고 이번만큼은 내가 꼭 해내고 싶다 생각했는데 내 모든걸 부정 당한 느낌이야 도대체 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거야? 나는 이것만 보면서 나아갔는데 이것도 못 하게 하니까 삶에 의미를 잃어 버린거 같아 나 앞으로 뭐 하고 살아야 해
같이 병원 다녀준 친구한테 나 정말 평소에 힘든 티 하나도 안 내고 버티다가 내 하소연 한번만 들어달라고 얘기했어 그랬더니 친구가 위로 해주면서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없대 그런데 내가 일 하기 싫다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노력하고 욕심 부리는 것도 안 돼?
나 정말 너무 속상하고 요즘 너무 공허해 몸은 피곤해서 걷기도 힘들고, 방금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고 졸리고, 졸려도 호르몬 때문에 밤에 잠도 안 오고, 피부도 난리나고, 몸에 열도 심해져서 가려워서 깊게 잠도 못 자고, 공부에 집중도 못 하고, 약은 또 잔뜩 먹고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친다
나는 살고 싶은 의지를 잃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