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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에 게시된 글이에요   새 글 

스포없음

누군가(0명) 재밌게 봐주길...





1. 가쿠

[드림] 사카데이 드림 | 인스티즈

욕조에선 적당히 미지근한 물이 흘러넘치고 미묘하게 꽃향기가 났다. 등허리를 굽힌 채 무릎을 끌어안으면, 나의 어깨에 턱을 괴어오는 네가 있었다. 물기로 젖어든 머리칼을 뒤로 넘기고 피로한듯 탁한 눈동자로 무심히 쳐다보는 그의 시선을 이따금 견딜 수 없게 된다.

그는 흉터 가득한 팔로 움츠러든 나를 껴안았다.

잔잔하던 물결이 울렁거린다.

"울지말라니까."

"가쿠."

"왜."

"나 잠수할래."

그가 나의 턱을 쥐고 눈을 맞춘다.

"...으음, 안돼."

뺨을 붙잡은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자 입이 살짝 벌어졌다.

"지금부터 위로해줄거거든."








2. 나구모

[드림] 사카데이 드림 | 인스티즈

학창시절의 우리는 서로에게 무심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너는 너무 높은 곳에 있었고, 나는 늘 바닥을 굴렀다.

주먹 다짐에 흐르는 피를 삼키다 보면, 주저앉은 나를 한심하게 내려다보는 네가 있었다.

"왜 하필 나야?"

"눈빛이 좋거든."

나는 우리의 시작이 끝임을 안다. 들끓는 태양이 억누르던 분노가 여전히 존재하니까.

"네 남편이 되다니, 기분이 묘한걸."

"계약인데 뭐."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 사랑해."

"거북하고 좋네."

우리는 서로의 약지에 반지를 끼우며 우리의 사랑이 더이상 보편적인 사랑이 아님을 고백한다.

퇴색된 의미와, 변질된 그 단어가, 단 맛조차 나지 않는 혓바닥에서 몇 번이고 구르며 네 이름을 부를 때 나는 기어이 착각하고 마는 것이다.

"철저히 복수해봐, 나구모."

애틋하다고, 널 원한다고, 역겨울 정도로, 내가 아니면 안된다고.








3. 나츠키

[드림] 사카데이 드림 | 인스티즈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냐는 의미없는 물음에 전학생은 건조하게 답했다.

"이젠 다 지긋지긋해졌거든."

오후의 햇살이 유난히 눈부셔 우연히 그 애의 옆 얼굴을 보았을 땐, 꽤나 후회했다. 축축한 뺨이 한번도 메말라본 적 없던 것처럼 익숙해보여서. 눈 안에 갇힌 서러움이 버겁게 매달려 있어서. 나는 이 애에게 필연적으로 온기를 나누어주게 될까봐 무서웠고,

"나츠키, 라고 했지?"

"맞아...., 그리고 우는 여자애 달래는 건 잘 못해."

짊어진 슬픔의 출처를 모르는 무지함에 화가 났다.

후회한다. 물어보지말걸. 쳐다보지말걸.

"괜찮아. 달래주지 않아서 좋아."

내 안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전학생은 한낮의 눈부심을 견디지 못하고 가볍게 눈을 감았다. 언뜻보면, 행복해보였다.

"나는 언제까지고, 나츠키 네 관심사 밖이었으면 좋겠어."








4. 아마네

[드림] 사카데이 드림 | 인스티즈

"부모 없는 새끼."

쓰레기 더미로 구른 몸이 욱신거렸다. 나에겐 불행이 익숙했고 그래서 유쾌했다. 우습지 않은가 부모가 없이 태어났다는 말이. 전제가 틀렸다, 나는 버려졌을 뿐이다. 낳아준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았으니 앞으로는 돌봐줄 사람을 찾으면 될 뿐이다.

"아마네!"

이 여자처럼.

나의 생존전략은 이렇다. 주워진다, 길러진다, 길들여진다. 그러다 나의 자아가 비대해져 더이상의 보살핌이 필요없어지면 벗어난다.

"감사했어요.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애새끼 돌보느라 고생많으셨네요." 그 말을 끝으로 해방시킨다. 다시금 버려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그녀를 놓아주는 것이다. "...가지마, 아마네." 난 앞으로 생존이라는 싸움에 얽매이게 될테니 더이상의 관심은 불필요하다. 단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면 나는 날 것의 짐승이 아닌 길들여진 존재였으므로,

"네가 없으면 외로워. 나한테는 아마네가 필요해." 파블로프의 개처럼, 약해진 그녀의 음성에 족쇄가 걸리고 만다는 것이다.








5. 마후유

[드림] 사카데이 드림 | 인스티즈

망설임 없이 파도를 밟고 선 그녀를 보며 생각했다.

잠기고 있는 건 그녀가 아니라 나다. 젖고 있는 것도 그녀가 아니라 나다. 희멀건 발목을 쥐고 있는 파도에 질투를 느낀다. 나는 주저없이 달려가 당신의 어깨를 붙잡았다. 별다른 힘을 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돌아보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마후유?"

"어디까지 가는 거예요."

정말 싫다. 애처럼 구는게. 나는 언제까지 당신의 뒷모습을 따라다녀야만 하는걸까.

"그냥 실험해보는거야. 나를 받아줄 수 있는 데까지 가보고 싶어서."

"바다가 당신을 받아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예요."

온기가 식어가는 걸 느끼며, 그녀의 손을 붙잡으려다 주먹을 쥐었다. 습하고 끈적한 바람이 눌러붙은 입술을 천천히 가르며 선언했다.

"그러니까, 이제부턴 저한테 오세요."

제가 바다보다 더 깊으니까요.

당신을 끝까지 안아줄 수 있어요.

추천  3


 
익인1
하 너무 좋다...사카데이 드림붐은 온다....
2개월 전
글쓴이
🖤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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