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로 퇴사한 회사 후배한테서 모청이 왔어
정확한 내막을 말하자면,
동네 치과이고 우린 치위생사야
나는 27살 4년차, 후배는 31살 신입이야
그 후배선생님은 첫 치과에서 적응을 잘 못하고 퇴사후
7년간 공시준비를 하다가 실패해서
31살 늦깍이 신입으로 다시 일을 시작한 분이였어
나보다 후배지만 언니고, 내가 진짜 잘 챙겨주려 했었지
근데 정말 10번을 가르쳐 준 내용을 되묻고,
아무리 똑같은 내용을 알려줘도,
직접 내가 집에서 워드로 메뉴얼 작성해서 줘도
정말 하루면 다 까먹더라
그 후배쌤 때문에 나도 정말 많이 혼났고
그 후배쌤이 실수한 거 수습하느라 나도 너무 힘들었었어
그치만 내색하진 않았음
늘 열심히하고, 울면서 스트레스 받으시는게 보였어
근데도 일이 도무지 안 늘고 자꾸 까먹는거야
주변 쌤들은 진지하게 경계성 지능 장애 있는거 같다고
진심으로 걱정할 정도였음...
맨날 남아서 연습하고, 맨날 필기하는데도
진짜 신기할 정도로 안 늘고 일머리가 없어서 ㅇㅇ
근데 그와중에
이 후배쌤이 결혼을 준비하게 된거야
결혼 준비하면서 더더욱 일에 집중을 못하는게 보였어
점점 나도 인내심 한계가 오는데,
틈만 나면 내앞에서 결혼 준비하느라 설렌다는 얘기만 하더라고
어디 웨딩홀이 이쁘다느니..
양가 부모님께 선물을 뭐해드릴까 고민된다느니...
어쩌다 내가 실수에 대해서 지적하면
죄송하다고는 하지만, 실수는 계속 반복되고ㅋㅋㅋ
시간좀 지나면
자기가 요새 불면증이다, 스트레스가 많다..
이런 하소연이나 하더라
(다른 쌤들한텐 안그러던데, 난 동생이고 편해서 그랬나봐)
안그래도 인력난이라 힘들어 죽겠는데
이 후배쌤이 하나도 내 일을 도와줄수 없는 상황이고,
오히려 후배쌤이 하는 실수 수습하느라 일이 자꾸 늘기만 했어
그래서 참다가 결국 나는 5월부로 퇴사했어
(오로지 후배쌤 때매 퇴사한건 아니지만, 이유 중 하나는 됐음)
그러고서 내가 퇴사한 이후,
병원은 더 난리가 났고
그동안 그나마 실수 수습해주던 내가 없어지니까
이 쌤이 고스란히 다 갈굼당하게 됐나봐
결국 이 쌤도 지난달 퇴사를 했다고 전해들었어
근데ㅋㅋㅋㅋ지난주에
이쌤한테서 연락이 옴
보고 순간적으로 너무 빡치더라
무슨 낯으로 나한테 연락을 한건가 싶고,
청첩장 구경하라는 건 또 무슨 말인가 어이가없었어
축하한다는 말이라도 해줘야 하나?했지만
내가 도대체 퇴사까지했는데 언제까지 참고 받아줘야하나
화가나서 답장안했어
그러고서 3일이 흘렀는데
문득 내가 너무했나 싶기도 해
축하한다고 답장이라도 했어야 했나?
내가 너무 못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