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일은 실책출루 당 비자책점 비율이 높은 투수
8/2 기준, 규정이닝 70% 기준. 순서는 WAR 순서. ROE는 실책출루
네일 경기에서 15실책출루라는 압도적인 수의 실책이 나왔고, 그에 화답하듯이 21점으로 최고 수준의 실책당 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1실책당 1.4점으로 이보다 높은 선수는 코너, 카스타노, 켈리, 문동주밖에 없다. 코너, 켈리, 문동주가 각각 4, 4, 2로 실책출루가 적다는 것을 고려한다면(비율 지표는 샘플이 적으면 값이 튈 가능성이 높음), 7실책 11비자책을 기록한 카스타노 정도가 네일과 비견될 만 하다고 볼 수 있겠다.
투수의 실력이 좋을수록 실책당 비자책점이 적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생각해볼 만한 부분. (좋은 투수일수록 실책으로 타자를 출루시켜도 비자책 점수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2. 네일이 실책에 흔들린다? 기대실점 대비 비자책점 비교
실책당 비자책점이 높다고 무작정 실책이 나오면 흔들리는 투수라고 단정할 수 없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실책과 무사 만루에서 나오는 실책의 가치가 같을 수가 없기 때문. 그래서 우리는 기대실점을 비교해 보아야 한다.
8/2 기준, 기록 by : STATIZ
네일의 실책출루 기록. 참고로 여기에는 김태군의 낫아웃 실책출루가 빠져있다(계산에는 포함해서 할 예정).
일단 눈에 들어오는 건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실책출루가 많이 나왔다는 게 눈에 띈다. 보다 엄밀한 비교를 위해 REa를 보도록 하자.
REa는 상황의 결과로 기대득점(투수 입장에서는 실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이다.
맨 위의 6/25 롯데전의 실책을 예로 들면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의 기대득점(REs)가 0.580으로 롯데가 이번 이닝에서 0.580점을 득점할 것을 예상한다고 볼 수 있겠다. (0점이 날 수도 있고 10점이 날 수도 있겠지만 확률적으로 통계를 내 보니 0.58점이 나더라~)
여기서 실책이 나와 무사 1루가 되면서 기대 득점에 추가된 값이 REa다. 예시에서는 무사 1루가 되면서 0.423점이 더해져서 기대득점이 1.003점이 되었다.
여기서 눈치 빠른 사람은 알 수도 있겠지만
실책이 일어나면 엄연히 잡아야 할 아웃카운트를 놓친 건데 REa서는 상황과 상황에서의 RE 변화만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제대로 아웃카운트를 잡았을 때의 상황과의 차이를 추가로 더해주어야 실책으로 인한 RE 변화량을 완벽하게 알 수 있다. (편의상 REi로 칭하겠음)
자, 그럼 ? 값만 알면 되네?
? 값을 알기 위해서는 24년도 KBO의 RE24 표를 보면 알 수 있겠다.
그런데 24년도 KBO의 RE24 표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현재로서는 찾지 못했다. 그래서 kini's Sportugese라는 블로그에서 계산해주신 18~20년도 RE24 테이블을 부득이하게 사용해보고자 한다.
땅볼 아웃 상황에서 주자의 재치로 인한 추가 진루 같은 상황은 없다고 하고 계산하였다. (1사 2루 -> 2사 3루같은 상황은 배제하였다는 뜻)
총합 12.911, 네일은 15개의 실책 출루를 통해 12.911의 기대 '실점'이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네일의 '비자책점'이 21점인 것을 고려하면 네일이 실책 후에 일반적으로 기대되어지는 것보다 실점을 많이 허용하는 편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또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뭔가 알아챘을 수도 있겠다.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어떤 경기인지는 밝히지 않도록 하겠다.
2아웃 상황에서 실책이 발생했을 경우 그 이닝에서의 이후 실점은 모두 '비자책점'으로 처리된다. 하지만 이렇게 2아웃 이외의 상황에서 실책이 발생한 경우 이렇게 정상적인 플레이가 이루어졌을 경우를 가정하고 비교하여 자책과 비자책을 결정한다.
위의 경우 박승욱의 안타로 들어온 실점의 주자는 이정훈이고, 이정훈은 실책과는 무관하게 이후 나온 안타로 출루한 것이기에 자책점으로 처리되었다. 손성빈 삼진 이후엔 정상적인 플레이가 되었다면 3아웃으로 이닝이 종료되었을 것이므로 이후에 나온 고승민의 만루 홈런은 전부 비자책으로 처리되었다.
즉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다.
실점 = 자책점 + 비자책점
기대실점 = 기대자책점 + 기대비자책점
위의 경우 네일은 실책으로 인해 '기대실점'이 13점 정도 증가하였지만 이 실점이 전부 '비자책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물론 '기대비자책점'을 구할 방법은 없지만 '기대실점'보다는 당연하게도 같거나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기대실점은 기대자책점과 비자책점의 합이니까, 모든 실책이 2아웃에서 이루어지면 기대자책점이 0이므로 기대실점 = 기대비자책점이 된다) 네일의 21 비자책점이 그만큼 임팩트 있게 쳐맞은 거구나임을 알 수 있겠다.
3. 땅볼 투수인 네일을 위해 수비 위주의 내야를 구성해야 한다
역시 by : STATIZ
규정이닝 70% 투수 대상 땅볼 비율 상위 10인이다. 네일이 꽤 큰 격차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GB/FB는 유일하게 1.5대이다.
사실 네일의 비자책점이 높은 현상은 실책이 나온 이후 멘탈이 흔들려서 쳐맞은건지, 아니면 그냥 억수로 운이 안 좋아서 이렇게 보이는 건지는 모르긴 하다. 운을 판단하는 건 좀 힘든 영역이긴 한데 그나마 비교를 해보자면 실책 발생 이후 그 이닝에서의 타자들의 타격 성적과 네일의 현재 성적과의 비교를 하면 알 수 있겠지만, 애초에 이렇게 비자책이 높게 나오는 상황에서 뻔한 결과라서 굳이 일일이 조사하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저 판단은 기아팬들의 체감에 맡기기로 하고, 일단 통계가 이렇게 나오는 이상 라인업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네일 투구 시에 나오는 실책을 줄이는 방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네일의 땅볼 유도가 리그 최고이므로 수비 위주로 내야진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유격은 박찬호 3루는 김도영이 고정인 상황이므로 2루와 1루에서 수비가 좋다고 생각되는 선수를 우선할 필요가 있겠다.
가장 최근의 네일 등판 경기인 8월 1일 두산전에 우투인 발라조빅이 두산 선발로 나왔는데 1루에 서건창이 아닌 변우혁이 선발로 나왔고(원래 우투 상대로는 서건창이 1루로 많이 나옴), 2루에 홍종표가 나온 걸로 보아 이러한 부분에서 피드백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리고 홍종표가 송구를 놓쳤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찾아보면서 쓴 글이라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어요. 만약 잘못된 부분이 보인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