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첫연애를 20대 후반에 했거든
걔는 회사에 한살 연하 후배였어
연애 많이 해본 언니들이 밀당 잘해야된다고
너무 애교 많이 부리고 애정표현 많이하고 그러면 남자 기고만장해져서 쉽고 만만하게 보고
그러다가 질리고 차인다고 몇번을 얘기해서
사귈 때 전애인한테 좋아한다 사랑한다 이런 말 잘 안했었어 물론 너무 부끄럽고 쑥쓰러워서도 맞지만...
근데 전애인도 연애경험 거의 없었고 완전 쑥맥이었는데
나 만날 때는 막 얼굴 새빨게지고 말 더듬으면서
귀엽다 너무 예쁘다 사랑스럽다 이런 말 그래도 많이 해줬거든
난 그래도 도저히 나도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이 안 나오더라구 너무 부끄러워서...
그래서 애인이 저렇게 애써서 애정표현하면 그냥 고맙다고만 했는데
1년 정도 지나니까 애인이 많이 힘들어하더라
나 별로 안 좋아하냐 내가 네 성에 안 차냐
저런 말들 점점 많이 꺼내기 시작하다가
나중엔 나를 좋아하는 남자 말고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라면서 헤어지자더라
그래야 내가 행복해질 거 같다고 ㅎ...
차이고 나서 아차 싶어서 연락하려고 하니까 언니들이 절대 먼저 연락하면 안된다고
먼저 연락하면 더 질려하고 더 떠나는 게 남자라고
힘들어도 꾹 참고 기다리면 무조건 먼저 연락 온다길래
거의 매일 회사에서 마주쳐도 꾹 참고 눈도 안 마주치고
절대 연락 안하고 반년 좀 안되게 기다렸는데
지난 달에 퇴근할 때 회사 정문에서 어떤 여자애가 애인 보자마자 오빠!하고 애인한테 뛰어가더라 ㅎ...
애인인지 썸녀인지 그냥 아는 동생인지는 모르겠는데
애인이 그렇게 입 헤 벌리고 헤벌쭉 웃는 거 처음 봤어
그 웃는 얼굴 본 이후로 일도 손에 안 잡히고 퇴근하고 나서도 우울해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서 잠만 자고
또 일어나서 출근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까
너무 보고싶어 진짜 죽도록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