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귀신에 관한 공포썰은 아니고 사람에 관한 공포썰이야.
중3 1학기 기말고사로 기억해. 시험 마지막날이였는데 너무 힘들어서 바로 집으로 가서 티비보면서 점심 먹고 있었음. 한참 더울때라 연예인들 공포썰 보면서 불고기랑 김볶에 밥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세탁실쪽에서 시선이 느껴지는거야.
그래서 고개를 천천히 돌렸는데 아무도 없더라고. 괜히 공포썰 봐서 그런가보다 하고 다시 티비를 봤는데 또 시선이 느껴진거. 그래서 이번엔 휙 고개를 빠르게 돌렸는데 세탁실쪽 아파트 복도에서 검은 마스크 쓰고 검은 모자 푹 눌러쓴 남자랑 눈이 마주침. 그때 살던 아파트가 복도식 아파트였고 세탁실 창에서 우리 집 거실이 훤히 보였던 구조였음.
너무 놀래서 얼어붙었는데 그 남자가 눈이 휘어지게 웃더라. 즐겁다는듯이..ㅋㅋ
(똥손 먄..) 이렇게 웃었었어.
밥 먹던 것도 까먹고 놀래서 얼어붙어 있었고, 그 사람은 뭐가 그렇게 재밌는데 한참을 저러고 있다가 엘베 쪽으로 감. 갔는지 안갔는지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 사람이 아직도 복도에 있을까봐 그러지도 못 했음. 너무 무서워서 엄마랑 아빠한테 전화해서 집에서 있었던 일 다 얘기했고 엄마랑 아빠는 놀라서 바로 집으로 오셨어. 그러고 다같이 경비실 CCTV 봤는데 그 남자가 고스란히 찍혔더라ㅋㅋ차라리 귀신이였으면 덜 무서웠을텐데 사람이라 더 무서웠음.
근데 아파트가 너무 오래된 아파트라 아파트 입구쪽엔 CCTV가 없었어서 더 추적은 못했음.. 보안도 취약하고 CCTV도 많이 없고, 복도식 아파트 특성상 범죄에 취약해 불안해 했는데 내가 겪은 일 때문에 우리 집은 결국 이사함.
그 일때문에 그런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난 여전히 복도식 아파트 무서워 해. 그 아파트가 가까이 있는데 거기 아파트 단지 지나가는 것도 무서워해서 가까이 가지도 않음. 혹시 익인이들도 이런 공포썰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