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학대는 많이 없었는데 언어 학대랑 정서 학대가 있었어.
욕설, 폭언, 나가 죽어라, 방임 등.
아, 이런 건 엄마만 그런 거고 아빠랑은 문제 없어.
아빠는 현장직 근무 하셔서 한 달에 1~2번 뵙는데
두 분 사이는 좋으신 편인데 난 아빠가 엄마랑 이혼했으면 좋겠단 생각 많이 했어.
엄마는 자기 기분에 엄청 휘둘려서 막말하는데
결혼 기념일에 아빠가 꽃 사왔을 때도 돈도 아까운데 이런 거 사오지 말라고
다음부터 사오지 말라던 사람인데 아빠는 그거 듣고도 묵묵히 알았어 내가 몰랐다. 미안하다 하셨던 분이고
나중에는 엄마도 엄마가 왜 그랬는지 몰랐다는데 내가 보기엔 제정신 아니야. (술 취하거나 분노 조절에 문제 있는 건 아님.)
엄마가 저렇게 막말할 때는 자기도 무슨 말 하는지 생각 안 하는 것 같고 그냥 기분 안 좋아서 저래.
생리 기간엔 생리 기간이라, 갱년기 때는 갱년기라.
아무튼 아빠나 언니는 엄마 더 건드리지 말고 있자고 해서 아무 말 않고 평생을 회피하면서 살았어.
아주 어릴 때 나를 보호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아빠나 언니는 나 직접적으로 힘들게 한 거 아니니까 원망스럽거나 싫진 않아.
아무튼 저런 엄마도 엄마라고 내가 잘하면 달라지겠지 싶어서
혼자 상담 받고 인터넷에서 조언 구해가며 엄마랑 잘 지내려고 온갖 애를 썼어
월급 타고 현금 드리고 뭐 하자고 하면 다 하고 해외 여행도 몇 번 가고 그랬거든?
그러다가 내가 사내 성추행이랑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일을 그만뒀는데
내가 번 돈으로 여행 가서 놀 때는 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우리 딸이 여행 보내준 거예요
~~회사 에서 ~~ 일 해서... 하고 자랑해서 내가 창피해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거든?
내가 돈 벌 땐 저러더니 힘든 일로 퇴사해서 그 때... 안 좋은 생각 많이 하고 울고 있는데
성추행 당한 거 힘들게 말하니까 내가 참았어야 했단 식으로 말하고
폭언 같은 것도 다른 데도 다 그렇다고, 못 참으면 회사 어떻게 다니냐 그러더라.
그러더니 방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놀고만 있다고 그럴 거면 없었으면 좋겠다고 화도 내고 무시했었어.
내가 그 뒤로 다시 취업해서 일해도 무슨 일 하는지, 어떤 회사에 취업했는지 말 안 해.
회사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 말 안 하고.
요즘은 나한테 뭐 부탁할 거 있으니까 또 말 거는데
아빠나 언니는 엄마랑 잘 지내보라고 해서
부탁은 거절까지는 안 하는데 내가 먼저 말 거는 건 없거든
요 며칠 부탁 들어주니까 내 얼굴 쳐다보면서
근데 얼굴에 뭐가 났다... 이러길래
아 쓸데없는 말 좀 하지 말고.
라고 하게 되더라고.
평생 누구한테 저렇게 말해본 적 없는데 점점 내가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
더 이상 안 엮이고 싶고 하루 빨리 절연하고 싶은 생각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