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메모장에는, 내 노트북에는 유서와 일기, 편지가 가득하다
그러나 내 유서의 존재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내 유서는, 내 일기는 오롯이 나만 볼 수 있다
난 왜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 내 우울을 기록하는 걸까?
내가 죽는다면 이 글들을 누군가 보겠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아직 죽음이 두렵고 무섭다
그러나 누군가 나를 죽여준다면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있다
그렇다면 나는 진짜 우울한 게 맞는 걸까?
난 도대체 무엇을 바라는 걸까?
사회초년생 어린 애들에게 하는 가스라이팅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당했더라
나만 당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들은 그 폭언 수준의 말을 듣고도 이겨냈고,
꿋꿋이 다른 회사에 취업도 하던데 나는 뭐가 모자라서 그 욕설들에 완전히 무너진 걸까
그 며칠 욕설과 가스라이팅들을 들으며 피폐해진 탓에 몇년을 버린 걸까
차라리 기차에 뛰어들려고 했을때, 횡단보도에서 나도 모르게 차에 치이려고 했을 때 날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면 좋았을 걸
내가 너무 한심하다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은데, 너무 늦어버렸다
그냥 누군가 나를 밖으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나는 도저히 혼자 이겨낼 자신이 없다
이렇게 무능하고 한심하게 살다가 내 삶도 끝이 나겠지
좋은 글들을 보고 마음을 잡아봐도 그때 뿐이다
아무리 벌레같은 삶이어도 버티다 보면, 살다 보면 좋은 날은 꼭 온다더라
그러나 현재의 나는 그 좋은 날이 올 때까지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고 내가 나를 싫어하는데 그 누가 나를 믿어줄까
사람들은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살아보라고, 버텨보라고 말하곤 하는데, 나같이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에게 하는 살아보라는 말이 정말 진심일까? 자살은 나쁜 거니까 의무감에 살아보라고 하는 게 아닐까?
모르겠다
나는 내가 만든 공간 안에 갇혀버렸다
이 공간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을까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랄 뿐이다
이 세상에서 미련없이 행복하게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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