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날 되게 좋아해주는 다른 그림그리는 사람이 있었어 (편의상 뫄뫄라고 함)
DM주고받고 뫄뫄가 자기가 그린 그림 보내주고싶대서 택배 받고
나도 택배로 선물 주고 훈훈한 관계였음
어느날 얘가 나 사는 지역 가까이 사니까 같이 만나서 놀자는 이야기가 나옴
뫄뫄가 동성이고 나보다 4살 어린거 알고 있었으니까
ㅇㅋㅇㅋ 했음
만났는데 얘가 사회성이 너무 떨어지는거임.
말을 못해. 눈도 못마주치고. 내가 이것저것 물어봐도 단답이고. 손을 덜덜 떨기까지 함......
아니... 나도 내향성 엄청난 사람이라 ㅋㅋㅋㅋㅋㅋ얘 상태가 ㅋㅋㅋㅋㅋㅋㅋ 내향성에 사회성 없음이 콜라보된 상태라는걸 알겠는거야
큰일났다고 생각함....밥 먹는 내내 나만 조잘조잘 떠드는데 벌써 지침..... (나는 상황에 따라 외향적으로 굴 수 있는 내향인임)
심지어 얘가 말버릇이 '아.. 비싸다...ㅎㅎ ㅠ' 였음
만원짜리 라멘이 비싸고, 카페에서 5천원짜리 조각케익이 비싸다고 해서 내가 다 삼......
그러곤 또 갑자기 교보문고를 가자고 하네?
(이미 내향인 기 빨려서 죽어가는 중인데) 최대 번화가의 교보문고.... 그 붐비는 곳에 또 입성.....
나는 같이 발맞춰서 책 보고 문구 보고 하는걸 예상했는데
어느순간 뫄뫄를 놓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파속에 혼자 사라져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 스트레스 미치는줄 알았음....
얘는 지금 나랑 놀자는거야 날 데리고 다니면서 지혼자 놀겠다는 거야? 난 또 이게 지금 뭐하는짓이지? 눈도 못마주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애 데리고 시간낭비 하는 거 같네?
나는 교보문고에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님.... 근데 뫄뫄는 지가 보고싶은거 하고싶은거 하러 사라진거임
그래서 나는 교보문고 구석탱이에 처박혀서
걔가 언젠간 내 앞을 지나가길 기다리면서 ◔_◔ 이 표정으로 있었음
그러고 집에 옴.
그 뒤로 뫄뫄의 구구절절 문자가 왔는데 연락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잘 돌려서 말함...
그뒤론 인터넷에서 사람 안만남
인터넷에서 만나는 모두가 사회성 떨어지는건 아닌데
사회성 없는 인간 만나는게 내겐 너무 스트레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