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울증이 있어
그리고 백수야 아주 오랜 백수
거의 6년가량 백수로 지냈어
안 좋은 일을 겪고 6년 전부터 백수로 살았어
내가 왜 이렇게 지내는지 가족들은 몰라
그냥... 놀고 싶고 일이 하기 싫어서 이러는 줄로만 알아
그 일을 겪은 후 한 1년 가량은 히키코모리로 방에서만 살았어
그러다 할머니가 많이 아프게 되면서 간병을 하며 알바를 시작하게 됐어
할머니는 나에게 엄마나 다름없는 존재야
간병하며 알바하며 간혹가다 자살시도도 하고 자해도 하며 어떻게 버티다보니 5년이 더 흘렀어
그렇게 올해 9월 할머니는 결국 돌아가셨고 나는 우울증이 조금 더 심해졌어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도 할머니가 나를 데려가줬으면 좋겠다
그냥 할머니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하더라
작년 말부터는 계속 회사 지원도 했었는데, 긴 공백기에 많은 나이 경력도 없는 나는 그 어느 곳에서도 불러주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나는 장기 백수야
최근 할머니의 49재가 있었어
49재를 마치고 부모님과 오랜만에 시간을 보냈는데 겨울 아우터를 한 벌 사주더라
나는 매일매일 죽고 싶어서 용을 쓰고 수없는 자살시도와 자해를 일삼는데 도대체 내 부모님은 내가 뭐가 예뻐서 자꾸 잘해주고 웃어주는 건지 죄책감이 들어
차라리 나를 혐오하고 싫어해서 내가 마음 편히 세상을 뜨고 싶은데 이대로 죽으면 우리 가족이 망가질 것 같아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너무 죄스러워
하지만 저런 이유로 계속 버텨내기엔 내 인생은 이미 6년 전부터 망가졌고 더이상 재기는 안 되지 않을까 싶어서 자살충동이 자꾸 들기도 해
당장 고스펙에 갓 졸업한 사람들도 못 구하는 일자리를 잘난 거 하나 없는 내 주제에 어떻게 구할지도 막막하고...
난 4일 뒤에 생일이라 그날 그냥 떠나고 싶었는데 나도 나를 모르겠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죽어야 할지 혼란스럽네
난 친구도 없고 털어놓을 곳도 이곳 뿐이라 새벽에 우울하게 만들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