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넘은 노견이라 아픈 곳도 많아서
갈때 무덤덤할거라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혀
지금 난 독립했고
엄마아빠 집에서 키웠었는데
그저께 잘때 새벽에 갔나봐
일어나보니까 무지개다리 건넜었대
난 왜 어제 엄마가 8통이나 전화한걸 퇴근할 때서야 봐서..
우리 애기 마지막에 옆에 못 있어준 게 너무너무 미안해
가는길이라도 같이 있어줬어야 했는데
우리 가족들도 항상 말로는 갈 때 됐지 이제..~라고도 했고
장례식 비용도 돈 든다고 뭐라했어서 엄마아빤 생각보다 강아지한테 정이 없으시구나 했는데 말뿐이었나봐..
최대한 잘 해주는 곳으로 알아보시고 화장하시고..
유골함 들고 옛날에 강아지랑 우리 데리고 놀러갔던 산으로 가서 유골 뿌려줬대
엄마도 그렇고 아빠도 회사 휴가내고 집에서 다들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대
아빠 평소에 술 입에도 안 대시는데
어제 엄청 먹고 아직까지도 누워 계신다더라
나는 연차 쓸 상황 안 되서 회사 출근했고
그냥 아무것도 안잡히고 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