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겁나 더러웠거든 엄마 우울증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더러웠어 지금도 그렇고ㅇㅇ 바닥에 걸레 쓱하면 걍 연필 문지른곳 닦은 정도야
항상 물건들은 바닥에 널부러져있고 베개와 이불에선 빨래 안한 찌든내가 베겨있고 화장실은 공중화장실 냄새에 20리터 휴자통은 항상 꽉차서 휴지가 몇개씩 나뒹굴고 있음 세면대와 욕조는 빨간 박테리아가 오래전부터 같이 공생해옴
위생상 정말 더럽지만 반찬통에 있는걸 덜지 않고 먹어 우리 가족 모두 타액을 알게모르게 공유하고 그 반찬은 얼마 안가 곰팡이가 쓸어, 근데 그게 냉장고에 몇주간 동면에든듯 숨죽여 자리잡고 있지
하루는 베란다에 나갔는데 강낭콩 같은게 방충망에 30마리 넘게 붙어있더라
어, 그거 파리들이야ㅇㅇ
김치냉장고를 들였는데 김치를 못 꺼내 먹어 그 위에 뭐가 잔뜩 있어서 꺼내먹으려면 대거 이동하고 먹어야 하거든
그래도 잘 살았거든 20평생 그렇게 살았으니 무던했어
근데 지금 32살이 됐거든? 20살에 결혼해서 집을 나왔으니 집에 있던 시간의 반을 넘게 살았던거지
처음엔 시어머님 집에 잠깐 살았어 전세 이슈로ㅇㅇ
코시국에 에탄올로 현관 청소하는 시어머님이시기에 모든 걸 본받고 많이 달라졌지 나도
이제 친정가면 밥을 잘 못먹겠어 진짜.. 솔직히 속이 안좋아서 진짜로...ㅠ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신 분들에게 내가 뭘 하겠니 초반엔 바꿔보고싶어서 내가 도와줬거든 나서서 정리해주고 가면 그대로 있지도 않아ㅠ 나보고 바닥에 까만 먼지들 닦았다고 너무 깨끗해도 안된다더라
걍 포기하고 트러블 없이 남은인생 편히 사셨으면 함 지금은 부모님의 인생이 있으니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