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있을때 잠수,동굴 이런것만 회피형인줄 알았지..
내 애인이 회피형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늦게 시작한 첫 연애인 만큼 올바른 시선과 판단력을 갖고싶어서
심리상담 센터 다녔거든
내가 애인이랑 처음 갈등 겪으면서 애인에게 한 말이
차라리 나한테 화도 내고 감정 분출도 해봤으면 좋겠어
였거든
그냥 얘가 항상 자기 선에서 감정도 상황도 다 처리하려고 하고 나랑은 결과론적으로만 주고받고 싶은 느낌..?
그땐 그냥 로봇 같다 생각했거든
점점 지내면서 감정이 퍼석한거야
본인이 남에게 무언가 주려고 하지도 않고
그렇기에 받는것도 꺼려해
그래서 나는 애인이 나를 안 좋아하는거같은 느낌에 힘들었어
심리 상담 열심히 하면서 애인에 대해 이해해보고 더 알아보고 기다렸지
그러다가 애인이 지금 갑작스레 힘든 상황을 마주했는데
애인 가족 분위기를 보면서 딱 느껴지는거야
내가 남의 가족을 평가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딱 애인같았어
서로 뭘 더 해주려 하지 않고
됐다 그럼 딱 안하고 서로 신경끄고
애인도 힘든 상황을 그냥 오롯이 본인이 다 처리하는거야
나에게도 제발 신경쓰지말고
너 일상생활 열심히 하고 있어라 내가 괜찮아지면 그때 보자 이러더라고
너가 내 상황을 가볍게 여기지 않을 수록 본인은 부담된다고 그랬어
그게 나에겐 너무 곤욕이고 벌받는 느낌이었어
우리집은 말도 진짜 많고 그치만 싸우기도 자주 싸우지만,
감정적으로 많이 주고받으면서 가족들끼리 견고해진 관계거든
그래서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다길래
그 힘듦을 나에게도 나눠주고
나도 같이 의지해주고
같이 이겨나가고 싶었는데
애인은 자꾸 나를 이 상황에서 배제하는거야
이게 너무너무 힘들었어
심리상담도 열심히 다니고 한 결과
애인은 회피형이라는 말을 들었어
상담 선생님이
애인은 사람에게 기대가 없고 그렇기에 받지도 주지도 않는다는거야
자라오면서 자신의 기대나 욕구가 꺾일 경험을 했고 그뒤로 차차 문을 닫고
자신만의 울타리를 좁지만 견고하게 쳐가면서 살아온거같다 하더라고
나랑은 정반대..
나는 내가 맞고 틀리고 애인이 맞고 틀리고 판단하고 싶진 않아
그냥 서로 살아 온 환경이 다르니까 어쩔 수 없지
그냥 ..
근데 이 너무도 다름을 어케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어
내가 품고(?)간다고 해도 이건 일방적 사랑의 부모자식관계가 아니자나
상호 동등한 연인 관계인데
이미 뭔가 기울은 듯한 느낌이 들어
이러다 내가 지쳐서 나가떨어지는게 관계의 끝 아닐까 짐작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