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이 작년에 내 초등학교 동창 (남동생한테는 초중고 선배)을 예비군 훈련 받으러 갔다가 친해져서 같이 놀기 시작했어.
걔가 다른 친구들도 소개해줘가지고 소규모 모임 만들어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주기적으로 퇴근하고 만나는 것 같더라고. 하루는 내가 궁금해서 만나서 뭐하는지 물어보는데, 걔가 계속 말 안 하려고 하다가 내가 계속 추궁하니까 타지역에서 독서모임을 한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네가 무슨 독서모임이냐고, 거짓말을 칠 거면 좀 그럴 듯하게 치라고 하면서 걍 말하기 싫어서 대충 둘러대나보다 하고 우스갯소리로 넘겼어.
그러다가 걔네들 만나는 날이 일주일에 두 번에서 점점 날짜가 늘어났는데, 가끔 내가 퇴근하고 같이 놀게 약속 취소하라고 하면 굉장히 곤란해하는 거야. 1대1로 만나는 것도 아니고 주기적으로 하는 모임이면 하루 정도는 빠져도 되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계속 싫다는 거.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수요일, 일요일은 빠질 수 없는 약속이니까 그때는 나가서 노는 걸 존중해달래.
암튼 그렇게 1년 정도 지나고, 내가 올해 6월쯤에 남동생이 놀리려고 가족톡방에다가 쟤 신천지인듯. 평일에 타지역 가서 독서모임 하고, 수요일, 일요일에는 약속 절대 안 빠지려고 하는 게 수상함. 수요일마다 모나미룩 입던데 막 이런 식으로 보내면서 몰아갔는데 언니들도 맞는 것 같다고 막 그러면서 놀렸어. 그러다가 한 언니가 이만희욕 해보라고 시켜가지고 남동생이 그거 따라하길래 걍 이것도 헤프닝으로 넘어갔음.
그리고 이번달에 우리집이 공사 들어가서 남동생이랑 나랑 언니집에 얹혀 살게 되었는데, 어제 남동생이 저녁 먹고 나서 누구 전화받고 약속 생겼다면서 나갔음. 언니랑 나랑 저녁에 막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남동생 얘기 나왔는데, 이번달 초에 남동생이 연차 내고 놀러간 게 생각이 난 거야. 그때 친구들이랑 서울 갔는데, 차 대절해서 30-40명 정도랑 갔었다고 했었거든. 친구가 그만큼 있다는 것도 이상한데, 금요일에 그만큼인 것도 이상하잖아. 6월에 헤프닝으로 끝난 줄만 알았던 신천지사건이 다시 끌올돼가지고 언니가 신천지나 이상한 종교 다니는 것 같다고 하면서 남동생한테 전화해서 당장 집으로 오라고 화냈음.
남동생 들어오자마자 누구 만나러 간 거냐고 물어보니까 친구 만나러 간 거래. 그리고 그때 연차 내고 서울 간 거는 뭐냐고 물어보니까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동창회를 한 거래. 주말고 아니고 평일에 동창회를 해? 하면서 의심하니까 다들 연차 내고 왔대. 그럼 총대한테 연락이 왔든, 동창회 추진하는 단톡방이든 있을 테니까 남동생 카톡 들어가서 동창회, 서울, 버스 등 키워드 넣어서 검색했더니 아무것도 안 떠. 그러니까 한다는 소리가 친구들이 방 나가라서 해서 폭파했다는 거야.
솔직히 동창회 믿을 뻔했는데, 단톡방 없앤 거 보고 다시 이상함을 느낌.
어제 전화받고 나갔으니까 통화목록 들어갔는데, 얘가 통화목록을 다 지워버리고 들어왔는지 저녁에 통화한 사람 내역이 없는 거. 그래서 너 친구 ㅇㅇ이 만나러 갔다고 했으니까 걔한테 전화해서 물어본다? 이러니까 그제서야 신천지 맞다고 실토하더라. 거기로 끌어들인 사람이 내 초딩동창이고.
연차 내고 서울 갔던 것도 신천지 교육 들으러 간 거래.
근데 이미 단단히 빠졌는지, 형부가 가족한테 올래 아니면 계속 그쪽으로 갈래 물어봤는데 대답을 제대로 못해.. 계속 거기 옹호하는 발언하고. 어쩌다가 그런 곳에 빠진 건지도 모르겠고, 나올 생각도 없어 보여서 답답해서 미칠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