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할머니 엄마한테 진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나쁜 엄마였거든?
내가 아는 것만 해도 폭언, 직장생활로 모아 둔 예금 삼촌 결혼비용으로 탕진, 자식 간 이간질 등등
내가 보기엔 엄마가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게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분은 아니셔.
지금도 외할머니 전화가 오면 엄마가 긴장하는게 눈에 보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보이는데
그래도 이제는 연세가 많으셔서 그런지 예전 만큼 성질을 내지는 않으시더라고…
(예전에는 “이 xxㄴ아 너는 니 엄마가 죽었는지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냐” 이게 시작 멘트였음)
근데 정말 희한한 게 자식이 다섯인데
우리 가족이 할머니한테 제일 잘하고 왕래도 잦은 편이고, 우리 엄마한테만 기대려고 하시더라
이제 연세가 많으셔서 이유없이 자주 아프시고 기운이 없으시거든
다른 자식들한테는 아프다고 말도 잘 못하시면서 우리 엄마한테만 전화해서 아파서 죽을 것 같다고
이제 죽을 때가 다 된 것 같다고 너무 무섭다 이런 식으로 몇 날 며칠을 우셔…
(다른 자식들한테 전화해보면 전혀 모르고있음)
그러면 우리 엄마는 또 마음이 아파서 할머니 댁에도 다녀오고 속앓이 하느라 잠도 못주무신단 말이지ㅜㅜ
내가 너무 답답하고 속이 상해서 엄마한테 “그런 엄마여도 할머니 때문에 그렇게 마음이 아프냐” 여쭤봤거든
그랬더니 외할머니도 시부모님한테 당하고 산 게 있고 엄마한테 사랑을 못받아서 그런 것 같다고.. 그걸 보고 자라서 할머니가 조금은 이해가 된대.
가스라이팅 당한 것 같다고 그냥 웃으시더라
우리 엄마 너무 불쌍하다… 할머니한테 사랑도 많이 못받았는데 저러고 있는 거 보면…
그냥 주절주절 해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