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장난을 치든 별 타격도 없고 걍 웃겨서 잘 받아주는 성격임
살면서 장난으로 상처받은 적도 없음
근데 친구중이 진짜 밑도끝도없이 장난치는 애가 있었음
어떤식의 장난이냐면 일단 대화라는 게 없음
나 : 나 오늘 길에서 엄청 귀여운 고양이 봄
걔 : 니 무서워서 도망갔을듯
니 무서워서라는 말에 기분이 나쁜 건 아닌데 걍 대화가 안 됨
내가 뭐 스토리에 오늘 있었던 하루올리면 답장으로
걔 : 주작 ㄴ
주작 할 일도 아님; 그냥 내 하루 한 일을 쓴 거임
걍 오늘 돈가스 사먹고 서점 다녀왔다 이런 내용에 주작ㄴ 라고 하는 거
아니면 뭐 무서운 영화 본 거 얘기하면 귀신사진 올리면서 응 니얼굴 이럼
놀랍게도 30대라는 거임
근데 이게 가끔가다 하는 게 아니라
모 든 대 화 모 든 말 에 전부 응니얼굴 응아니야 아닐듯? 별로일듯? 안 어울릴듯? 이러니까 슬슬 한계가 느껴졌음
근데 뭐라고 못 했던 거는
얘가 진짜 악의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진심으로 좀.. 그게 웃긴 줄 알고 계속 말끝마다 응 니얼굴 ㅎㅎㅎㅎㅎㅎ허허허허허허허 화난 거 아니지?에잏ㅎㅎ
이러고 웃는 게..
교우관계 능력 부족한 애 보는 것 같아서 애잔함이 더 컸음
그리고 놀랍게도 3년간 친구로 지냈는데
걔가 먼저 나를 놀리는 컨셉을 자처했으니까
나도 걔 말끝마다 똑같이 갈궜음
근데 하루는 술자리에서 나한테 그러더라
자기한테 왜 그랗게 적대적으러 대하냐고 물어보더라
난 그 말 듣자마자 한숨만 나왔음
그리고 내가 더 듣다간 진짜로 싸울 것 같아서
나 정말 거짓말 안 치고 살면서 누구랑 싸워본 적도 없는데
나 참고 있는데 걔가 딱 그러더라
ㅎㅎㅎㅎㅎ너 ㅎㅎ내가 놀리면 삐치는구나~~~?ㅎㅎㅎㅎㅎㅎㅎㅎㅎㄴ으하하하하하
이러고 웃는데
걍 그 모습이 너무 비읍시옷같았음;너무 걍..아ㅜ뭐라거 설명하냐
그냥 좀 부족한애처럼 보여서
그 자리에서 너 싫다 비읍시옷같다 라는 말을 3천번은 한 거 같음
걔가 상처받아서 그날로 자리 벅차고 나가서는 연락 두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