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제가 너무 좋아했어요." "밍구야, 그만." "근데, 저희..." 그만! 더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뒤에 나올 말이 예상되어서 일까, 직감적으로 민규의 말을 끊었다. "형..." "그만해..." "피한다고..." "알아! 너가 하고싶은 말, 뭔지 알아. 근데 그 말 꼭 해야겠어?" 결심에 찬 민규의 눈동자가 대신 대답을 해주는거 같았다. 꽉 힘을 준 주먹은 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언젠가 말할꺼라 생각했지만 그게 오늘이 될줄은 몰랐다. 오랜만에 민규의 만나자는 말에 어리석게도 기대했다. 혹시나 하고. "오늘 무슨 날인지 모르지? 근데 그거 알아? 오늘 내 생일이야." "..." "너가 마음 바뀌었다는 거 모를줄 알았어? 너가 날 바라보는 눈빛이 예전과 다르다는건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아." 사실이었다. 예전에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눈빛은 사라진지 오래였으니까. 요즘 만나면 귀찮다는 얼굴로 시계만 보던 너의 모습이 지금 눈 앞의 민규와 겹쳐져 보였다. 끝끝내 차오르는 눈물을 막지 못했다. "그래도 너가 날 정말로 좋아했다면 오늘은, 적어도 오늘은 그 말을 하면 안됐어." "형..." "고마워 밍규야, 덕분에." "..." "잊지못할 생일이 됐네." 그리고 오늘, 내가 찬거야. 그렇게 민규를 뒤로 한채 카페를 나왔다. 오늘 민규를 만난다고 꾸몄는데 모든게 부질없어졌다. 다시 차오르는 눈물에 콱 비나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분명 집을 나설땐 최고의 생일이 되겠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는 다르게 최악의 생일이 되었다.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으며 핸드폰을 들어 밍구❤🖤라고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바라봤다. 마지막 메세지는 [형, 오늘 만날수 있어요?] 번호를 꾹 눌러 삭제하기를 눌렀다. 더는 이 번호로 연락할 일이 없겠지. 눈을 감고 마지막이 될, 그 동안의 추억을 곱씹을 뿐이었다. 나쁜 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대충 이런 내용으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어버린 그런 후회공 포타 써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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