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소식 믹스팝·이모셔널 팝·보이후드 팝…'OO팝', K팝의 새 트렌드가 되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한때 아이돌 성공을 위한 필수 방정식으로 여겨지던 세계관이 사라졌다. 대신 아이돌들은 'OO팝'이라는 독자 장르를 필승 전략으로 꺼내들기 시작했다. 우주, 초능력 등 아이돌을 둘러싸던 심오한 세계관은 실종되고, 팀을 톺아볼 수 있는 개념으로 음악이 다시 대두되기 시작했다.

아이돌들이 '이지 리스닝' 음악으로 뱃머리를 돌리면서 이같은 흐름은 더욱 강화됐다. 음악은 물론, 개인에게도 스토리텔링을 부여하던 '세계관' 마케팅은 지고, 팀이 추구하는 음악 자체를 콘셉트화하는 움직임은 K팝에서 최근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엔믹스는 '믹스팝', 라이즈는 '이모셔널 팝', 투어스는 '보이후드 팝'. 이른바 'OO팝'의 태동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걸그룹 엔믹스는 2022년부터 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한 곡에 접목시킨 '믹스팝'을 밀어붙여왔다. 데뷔곡 '오.오'부터 '다이스', '러브 미 라이크 디스', '파티 오 클락'에 가장 최근 발표한 '소냐르'와 '대시'까지, 이들은 고집스럽게 '믹스팝' 한길만을 걸으며 독자 장르 구축에 힘써왔다.

때로는 독특하다, 때로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엔믹스는 최근 '대시'로 데뷔 후 첫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쥐며 믹스팝의 전성기를 열었다. 엔믹스가 보여주는 믹스팝의 상승세는 역설적이게도 '기본'에서 시작됐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보여주는 무대, 음원보다 더 보고 듣는 재미가 있는 앙코르는 음악 팬들의 입소문을 타며 엔믹스에게 '차별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부여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선보인 보이그룹 라이즈는 '이모셔널 팝'으로 단번에 '톱티어 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SM은 '이모셔널 팝'에 대해 "멤버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담은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SM의 보이그룹은 대개 강렬한 퍼포먼스와 사회적 메시지를 띤 곡으로 데뷔했다. SM의 선배들이 회사의 이름을 따 장르화한 'SMP(SM 뮤직 퍼포먼스)'로 데뷔할 때, 라이즈는 '이모셔널 팝'이라는 독자적 음악 장르로 출사표를 던졌다. 강렬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사이렌'이 있지만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보다는 멤버들의 끓어오르는 열정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멤버들의 성장을 담은 '이모셔널 팝'으로 성장된다.

'성장하다'라는 뜻의 '라이즈(Rise)'와 '실현하다'라는 뜻의 '리얼라이즈(Realize)'를 결합해 만든 팀명처럼 라이즈는 '성장'과 '꿈의 실현'을 팀의 키워드로 한다. '성장'과 '실현' 아래서는 어떤 퍼포먼스도, 장르도 '라이즈화' 될 수 있다.

라이즈는 청량한 바이브를 담은 '메모리즈', 중독적인 멜로디를 노래한 '토크 색시', 노래방 애창곡 '응급실'을 샘플링한 '러브 119'까지, '이모셔널 팝'이라는 이름으로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펼쳐내면서 음원, 음반차트는 물론, 음악방송 정상까지 올킬하며 K팝 5세대 정상을 질주하고 있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이하 플레디스)가 세븐틴 이후 9년 만에 야심차게 선보인 보이그룹 투어스도 독자 장르 '보이후드 팝'을 들고 나왔다. '보이후드 팝'은 맑고 청량한 소년미를 정체성으로 한다. 첫 등교의 설레는 마음,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처럼 억지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럽고 솔직한 음악적 화법이 이들의 무기다.

데뷔곡 역시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로, '소년'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친근함, 청량함을 포착해 음표로 빚은 듯한 쉽고 매력적인 멜로디가 특징이다.

곡명을 단번에 떠올리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긴 타이틀을 자랑하지만 이들의 솔직하면서도 친근한 음악 화법은 대중의 마음을 관통한 모양새다. 국내 최다 사용자를 자랑하는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일간 차트에서는 13일 기준 4위까지 치솟으며 정상 탈환까지 앞두고 있다.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477/000047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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