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또래 배우들이 착실하게 쇼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스타의 조건을 만들어가는 동안 김수현은 일련의 과정을 훌쩍 뛰어넘어, 어쩌면 날아올라 전혀 다른 곳에 가 있다. 인터뷰를 핑계로 브런치를 먹으며 보는 이의 마음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 이 앙팡테리블에게 물었다.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모르겠어요, 민망해서.(웃음) 음…. 우선 겁이 많이 나요. 자꾸만 조심하게 돼요. 스스로 머리 쓸 시간도 없이. 그렇지 않으면 변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들 하더군요. 하지만 원래 안 변하는 인간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그 소리를 안 들으려고 애쓰고 있더라고요. 뭘 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 눈치만 보고 있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잖아요. 어쨌든 그 대가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시는 게 처음인 데다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혹독한 나름의 대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절정이 곧 고비임을 솔직하게 인지할 수 있는 것 역시 그만의 특권이다. “사람이 첫눈에 마음을 다 쏟아버릴 수 있는 게 계산적이지 않은 거잖아요. 그 부분에서 제가 좀 바뀐 것 같아요. 분명히 첫눈에 반해서 촬영하고 싶은 마음에 점점 흥분했었는데…. 〈드림 하이>로 김수현의 존재를 알린 후에 밖으로 보여지는 첫 작품이라 그런지 주위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평소와는 달리 이거 따지고 저거 따지고…. 연기할 때도 그렇고요. 그런 데다 환호해주시니 ‘아, 어쩌면 이게 맞을지도 몰라’ 하면서 눈을 딱 가리게 되니까. 내 허점이 보여도 덮어버린 상태로 가고. 그 불편한 걸 왜 끄집어내서 다시 보나, 그렇게 될까 봐 무서워요.”
김수현 행복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