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치솟은 인기에도 늘 팬들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았던 '효자 배우'가 데뷔 이래 불거진 첫 논란 속에서도 여전한 '팬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팬들에겐 '내 새끼'가 바쁜 와중에도 자신들을 챙긴다는 데 무한한 행복감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주말 하루를 뜨겁게 달군 장본인이 논란에 대해선 언급조차 않았다는 점에 대중들의 공분만 더 커지는 모양새다. 경호업체의 '단독' 과잉 행동이었다고는 하나 팬들에게 감사하기 전에 논란의 당사자로서 대중들에게 먼저 할 말이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7월 14일 소셜미디어(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우 변우석의 과잉 경호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지난 5월 종영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일약 스타가 된 변우석이 아시아 팬미팅 투어 일정 차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는데, 경호업체가 변우석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일반 공항 이용객들에게까지 과도한 제재를 가한 것이다.
공개된 영상 속 경호원은 공항 라운지를 이용한 변우석의 이동 동선을 따라 그를 경호하며 주변 사람들을 향해 눈을 뜨기 어려운 강한 플래시를 비췄다. 변우석의 주변으로 사람이 몰리거나 적극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은데다, 심지어 어린 아이까지 있는 곳인데도 방어가 아닌 공격적인 경호를 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와 함께 통보만으로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공항 게이트를 취재진조차 들어가지 못하도록 약 10분간 통제하고, 변우석이 있는 2층 라운지로 가는 공항 이용객들의 항공권을 임의대로 검사한 것도 논란이 됐다. 경호업체 측은 "공항 경비대와 사전에 협의한 사안"이라고 해명했으나 사설 업체 직원에 불과한 경호원들이 일반 이용객들의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행동 반경을 통제했다는 것에 대중들의 강한 불쾌감을 산 것이다.
비판이 이어지자 경호업체 측은 이 같은 행위가 전적으로 업체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변우석의 소속사인 바로엔터테인먼트나 배우 본인의 요청이 아니라는 점부터 분명히 한 셈이다.
업체 측은 "공항 게이트 통제와 항공권 검사 모두 공항 경비대와 저희가 협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며 "순식간에 사람이 몰릴 것을 대비해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특히 라운지의 경우는 항공권이 없는데도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있어 공항 경비대와 함께 차단했지만 실제 용무가 있는 이용객들의 경우는 들어가도록 조치했다고도 밝혔다. 임의대로 모든 이용객들의 출입 자체를 막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일하게 문제를 인정한 점은 '플래시' 사용이었다. 업체 측은 "이 부분은 경호원의 잘못된 행동이고 책임을 통감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예방하고 적극적으로 교육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선재 업고 튀어'로 짧은 시간에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은 변우석은 그간 일부 팬들의 '극성스러움'으로 많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인터뷰 장소와 시간대가 유출돼 팬들이 찾아와 하루 종일 기다리는가 하면, 촬영 기자들 사이 취재진인 것처럼 끼어들어 몰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일도 있었다. 변우석이 가는 곳마다 몰려드는 이런 극성 팬들 탓에 소속사 역시 통제에 골머리를 썩여야 했다.
이런 이유에서 본다면 이번 공항 통제 역시 극성 팬으로 인한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했던 것이라고 참작할 수 있어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팬들의 일탈이 배우의 용인에 힘입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팬 사랑이 지극한 변우석은 해외 일정을 위한 출국길이나 스케줄 퇴근길 등에서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정해진 동선을 종종 이탈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의 이런 돌발 팬 서비스는 팬덤 내에서 하나의 영업 포인트처럼 여겨지지만, 소속사나 경호업체로서는 팬은 물론이고 배우의 모든 즉흥적인 동선 변화까지 고려해 경호 계획을 짜야 한다.
팬 서비스를 잘해준다는 소문이 퍼지면 배우의 눈에 띄어 이른바 '계'를 타고 싶어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이들의 물고 물리는 경쟁이 곧 '과잉 경호'로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그간 변우석과 일부 팬들 사이에 불거진 과한 팬심 및 팬 서비스의 데이터가 쌓이면서 일어났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단순히 배우와 팬 사이의 경호만 강화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일반 이용객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결국 대중들의 공분까지 사게 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변우석은 이렇다 할 입장 없이 팬들의 사랑에 먼저 답하는 모습을 보여 또 다른 비판을 맞닥뜨려야 했다. 논란이 계속해서 뜨겁게 이어지고 있던 7월 15일 자신의 '고독방'(참여자들이 대화 없이 방의 주제가 되는 인물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며 소통하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너무 너무 고마워요 ㅠㅜ"라는 글을 남긴 것.
경호업체가 사과했다고 하더라도 이 사태의 중심에 선 인물로서 변우석 역시 소속사를 통해서든 직접이든 입장을 냈어야 했다는 게 뿔난 대중들의 지적이다. 일부 팬들의 통제 불능이 사태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만큼 감사 인사에 앞서 이들에게 공공장소에서의 안전에 대해 언급하고 주의를 요청하는 태도를 먼저 보여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팬심만큼이나 민심도 중요한 연예인의 입장에서 이번 과잉 경호 논란과 그에 따른 따가운 비판은 뒤늦게 '라이징 스타'가 된 변우석에게 뼈 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어떤 네티즌은 인권침해 사건으로 변우석의 과잉 경호 논란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기까지 했다.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처사이긴 하나, 이는 대중들이 이번 논란을 단순히 경호원의 일탈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간 반감을 불러일으켜 왔던 연예인의 '특권'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하더라도 변우석 역시 이 논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 역시 이 지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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