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호 카카오엔터 부문장 '기소유예'…자진신고자
| 감면제도 신청
| 사법협조 결과라면 의미 커…검찰 처분 영향 준 첫
| 사례이기 때문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과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과 함께 검찰의 수사를 받았던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이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김 위원장을 포함한 카카오 주요 임원진 4명이 기소된 것과 다른 결과인 셈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상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가 이 부문장에게 처음으로 적용된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부문장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진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는 '혐의없음'으로 종결 처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구속된 상태로,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해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이 부문장도 김 위원장 등 임원진 4명과 같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그러나 검찰이 이 부문장에게 다른 처분을 내린 것은 리니언시 영향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리니언시는 불공정거래 행위자가 위반 행위를 자진신고하거나, 타인의 죄에 대해 진술·증언하며 수사에 협조할 경우 형사 처벌을 감면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 부문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리니언시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문장은 최근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위원장이 의사결정을 승인했다'는 결정적 진술을 한 당사자다. 그는 "A 씨가 브라이언(김 위원장)의 컨펌을 받았다'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카카오 전 임원으로 SM엔터 인수를 주도한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이 부문장의 '기소유예' 처분이 사법협조에 따른 결과라면 지난 1월 자본시장법 자진신고자 감면제도가 시행된 이래 첫 적용 사례라 의미가 크다. 법 시행 이후 신청인이 수사 당국에 협조한 사례는 있었지만 검찰의 직접적인 처분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앞서 1월과 3월 이 부문장과 김 전 카카오엔터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두 차례 모두 기각한 바 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17일, 27일 3일간 배재현 카카오 전 투자총괄대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함께 공모해 약 2400억 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매수·물량소진 등의 수법으로 총 553회 시세조종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부지검은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이 부문장이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처스'를 고가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7719317?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