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하이픈·세븐틴 등 자체 예능 인기
| 온라인 반응 좋으면 TV 채널 편성도
| “색다른 재미, 팬덤 유입에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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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엔하이픈 멤버들이 음식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곧이어 한 사람의 제안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전화가 걸려오는 모습, 멤버들이 뭔가를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 등이 이어진다. 영화 ‘완벽한 타인’을 패러디한 것이다.
엔하이픈은 이같은 장면을 담은 자체 콘텐츠 ‘엔-드라마’ 티저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엔-드라마’는 엔하이픈의 자체 콘텐츠 ‘엔어클락’의 스핀오프다.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패러디를 포함한 예능형 드라마로 이 콘텐츠를 통해 멤버들은 처음 연기에 도전한다.
K팝 그룹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자체 콘텐츠를 선이고 있다. 방송에선 공개되지 않았던 일상을 보여주거나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형식을 빌려오기도 하고 팬을 위한 미션을 수행하기도 한다. 마케팅 효과와 팬덤의 결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TV로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 젊은 층의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진다.
자체 콘텐츠는 팬덤을 위해 만들고, 팬덤과 더 편안하게 소통하는 창구가 된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예능과 다르게 기능한다. 특정 아티스트의 팬이 돼 ‘입덕’하면 자연스레 자체 콘텐츠를 구독하게 되는 흐름이다.
그룹 세븐틴이 만드는 ‘고잉 세븐틴’은 ‘자체 콘텐츠계의 무한도전’이라는 별명을 얻을만큼 인기다. 2021년 3월 공개된 영상은 최근 18번째 1000만뷰 에피소드에 등극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세븐틴은 올 초 tvN 여행 예능 ‘나나투어 위드 세븐틴’을 통해 새로운 방식도 시도했다. 방송 시간에 맞게 편집된 분량을 TV 채널을 통해 송출하고 회당 120분 내외의 감독판은 위버스에 공개한 것이다. 소속사 하이브와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이 공동 기획한 프로젝트다. 방송을 통해 새로운 팬을 유입시키는 동시에 기존 팬들은 비하인드 영상 등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자체 예능 ‘달려라 방탄’을 선보였던 방탄소년단(BTS)은 멤버 진이 단독 예능 ‘달려라 석진’을 지난 13일 시작했다. ‘아미(팬덤)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콘셉트다. 진의 한라산 등산 여정을 담은 첫 회의 조회수는 19일 오후 기준 250만회를 넘겼다.
자체 콘텐츠는 팬들의 애정과 관심을 기반으로 보다 자유로운 변주가 가능하다. 시즌제를 도입하거나 참여하는 멤버, 내용에 따라 여러 종류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도 있다.
아이브는 2022년 시작한 자체 콘텐츠 ‘1,2,3 아이브’를 시즌4까지 선보였다. 첫 시즌에서 데뷔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 아이브는 예능과 게임 패러디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시즌 4에선 추리게임 형태의 예능을 시도했다.
유튜브 자체 예능이 인기를 끌 경우 TV 채널에 편성되기도 한다. 그룹 에스파의 자체 예능 ‘에스파티’는 지난 8일부터 매주 목요일 엠넷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다. ‘에스파티’는 매회 다른 콘셉트의 파티를 즐기며 하고 싶었던 것들을 실현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담은 콘텐츠로 지난 6월부터 유튜브 에스파 채널을 통해 8주간 공개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콘텐츠의 제작 목적은 아티스트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팬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콘텐츠가 유통되는 만큼 전 세계 각지에서 시청할 수 있고, 그만큼 팬덤 유입도 활발히 이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