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쯔양(박정원)을 공갈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구제역은 최근 자신의 변호인으로 법률사무소 윌 김소연 대표 변호사를 선임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지난 22일 국민참여재판 의견서를 수원지법 형사제14단독에 제출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의견서에서 “아직 피고인(구제역) 유무죄가 밝혀지지 않은 사안임에도 언론에서는 피고인의 구속영장실질심사부터 취재가 시작되며 범죄 혐의가 마치 인정된 것처럼 보도돼 논란이 되고 있고 국민들의 관심이 높고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사건으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될 이유가 충분하다”고 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본지에 “구제역 사건은 계속해서 지켜 보고 있었다. 수사권 조정 이후에 검찰이 개인 사건을 이렇게 직접 수사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고 이선균 사건 같은 경우도 검찰이 당겨서 가지 않았다. 아무리 유명인 사건도, 6대 범죄라고 해도 경찰로 내렸다. 구제역 사건의 경우 이상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어 “열흘 만에 구속하고 한 달 만에 기소하고 게다가 이게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도 아닐 뿐더러 시의성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며 “여러 부분에서 구제역을 둘러싼 사건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구제역 사건의 발단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3자에 의해 휴대전화가 털리고 의도하지 않게 통신 비밀이 침해됐다. 기본권이 침해된 상황에서 사인의 위법 소지 증거는 증거 능력이 인정되는 것이 판례이긴 하나 그걸 핑계로 제3자들이 휴대전화를 훔쳐 고발하면 다 처벌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는 국민참여재판으로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어쨌든 국민의 눈높이에서 법의 판단, 국민 친화적으로 판단을 한번 해볼 필요가 있을 때, 여론적 관심사일 경우 이런 것들일 해보자는 취지이기 때문”이라며 “재판부도 지금까지는 얼떨결에 여론에 휩쓸려 구속을 했을 수도 있고, 공판이 시작되기 전, 검사의 일방 주장이 통하는 경우가 있는데, 판사들도 여론의 부담을 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국민참여재판”이라고 했다.
이뿐 아니라 김소연 변호사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펀앤드마이크 박순종 기자를 고소했을 당시, 국민참여재판으로 신청해 16시간 동안 증인신문에서 홀로 변론해 무죄를 받은 사실이 있다. 문재인 정권 때의 일이었고, 조국 대표 지지가 엄청났을 때였는데, 배심원들이 무죄 취지로 판단을 하니 사실은 판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 했을 것”이라며 “이상하게 이뤄진 수사나 전격적으로, 이례적으로 이뤄진 영장발부나 이런 부분에서 어떤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구제역의 쯔양 공갈 혐의 재판 외 다른 명예훼손 혐의 재판의 변호도 맡을 예정이다.
쯔양 사건과 관련한 구제역의 첫 공판은 오는 9월 6일 진행될 예정이다. 구제역 외 주작감별사(전국진)와 이들의 범행을 방조한 크로커다일(최일환), 또 다른 방송인을 공갈한 카라큘라(이세욱)도 함께 재판을 받는다.
반면 김소연 변호사는 “수원지검에서는 자료가 많고 복사 일정이 밀려 있다는 이유로 공판기일 이전, 열람등사를 허용해줄 수 없고, 이 사건 공판 기일 이후인 9월 26일 경에나 열람등사를 허용해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등, 공판기일 전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했다”는 이유로 공판기일변경을 신청한 상태다.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는 지난해 2월 쯔양에게 탈세 및 사생활 관련 의혹을 제보받았다며 돈을 주지 않으면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5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구제역은 2021년 10월 쯔양에게 ‘네가 고소를 남발해 소상공인을 괴롭힌다는 영상을 올리겠다’는 취지로 위협하고 지난해 5월 ‘탈세 등 의혹이 공론화되길 원치 않으면 내 지인의 식당을 홍보해달라’고 요구해 촬영을 강제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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