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어처구니없게도 5회 가장 큰 갈등은 배석류가 된장 옹기를 옮기다 넘어지면서 촉발된다. 이 모습에 최승효가 버럭 화를 내고, 이를 지켜보던 '구 여친' 장태희가 배석류에 대한 그간의 질투심을 솔직하게 터놓으며 견고한 남녀 주인공 사이를 확인시켜 주는 뻔한 전개가 이어진다.
부실한 서사를 '로코'(로맨틱 코미디)이기에 허용 가능한 클리셰로 봐준다고 한들, 5회는 돌연 배석류가 '배장금'(배석류+대장금)이 되어 산으로 갔다. 이에 '엄마친구아들' 시청자 채팅방엔 아쉬운 반응이 대다수다. 또한 배석류가 깨진 옹기 속 된장을 치우고 장칼국수를 만들고, 여기에 장태희와 뜬금포 절친 케미를 쌓는 동안 남자 주인공 최승효의 분량이 실종된 점도 불만을 샀다.
급기야 시청자 채팅방에선 "5회는 안 봤어도 되겠다", "승효는 대체 어디 간 거냐. 석류 옷 빨러 갔냐", "두 배우 연기는 최고인데 내용이 없다", "오늘 요리 이야기 때문에 번외 편 느낌 난다" 등 지적이 쏟아졌다
더욱 압권은 글로벌 대기업 출신의 배석류가 100년 된 간장을 찾고는 "나 찾은 것 같다. 꿈이라는 게 막 거창할 필요는 없잖아. 너처럼 멋있게 자유형 이런 건 자신 없는데 내가 개헤엄 정도는 칠 수 있을 거 같다. 나 요리하고 싶다. 나 이걸로 만들고 싶은 거 너무 많아"라며 '엄마친구아들'임을 망각한 듯 난데없이 '배장금' 서사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는 그간 쌓아온 배석류 캐릭터에 금이 쩍 갈라지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10년간의 커리어로 번아웃을 겪은 인물이라는 점을 실컷 부각시켜 놓고 장칼국수 요리 한 번에 "꿈을 찾았다"라니, 이토록 무성의하게 접근할 수 있을까 싶다.
배석류 캐릭터의 매력이 산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번 반하고 마는 최승효. 장독대 앞에서 꿈을 발견해 신난 배석류를 보며 최승효는 "오랫동안 마음으로부터 도망쳤다. 외면하고 부정했다. 그런데 지금 내 앞에서 활짝 웃는 석류 얼굴을 보며 깨달았다.. 나는 이 애를 좋아할 수밖에 없구나"라는 내레이션을 읊는다. 그나마 최승효의 '과몰입' 뚝심이 겨우 시청자들을 멱살 잡고 끌고 가는 모양새가 된 '엄마친구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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