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경영 분리 원칙 재확인...전날 뉴진스, 민희진 대표 복귀 요구
이재상 하이브 신임 대표이사(사진)가 어도어 사태에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브 소속 아이돌 걸그룹 뉴진스가 민희진 어도어 사내이사의 대표이사 복귀와 제작-경영 통합 등을 요구한 것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이번 사태가 하이브2.0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이브는 12일 오전 10시 서울시 마포구의 상장회사회관에서 제1회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안건은 △사내이사 이재상 선임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 △이사회 결의로 기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 승인의 건 등 세 가지다. 해당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직후 개최된 이사회를 거쳐 이 CEO는 대표이사가 됐다.
임시 주총 직후 이 대표는 더벨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원칙대로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하이브는 원칙을 지키는 기업, 정도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며 이런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 돌아보면 원칙을 지킨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그리고 어도어 사태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 제작과 경영의 분리를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뉴진스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나 다름없다. 전날 뉴진스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25일까지 민희진 어도어 사내이사의 대표이사 복귀를 요구했다. 그들은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전 대표가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고 말했다.
앞서 하이브 측은 "제작과 경영 분리는 모든 레이블에 적용된 멀티 레이블 운용 원칙이지만 어도어만 예외적으로 대표이사가 제작과 경영을 모두 총괄했다"고 밝히며 앞으로 이런 예외를 허용치 않겠다는 원칙주의를 선포했다. 그리고 민 이사를 어도어 대표에서 해임하는 동시에 김주영 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어도어 대표로 선임했다.
이날 임시 주총은 약 30분가량 진행됐다. 임시 주총 의장은 임수현 사외이사가 맡았다. 임 이사는 DS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를 맡은 인물이다. 임 의장은 이 대표를 향해 어도어 사태와 게임사업 계획 등을 묻는 주주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이 대표는 사내이사로서 미래 청사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미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하이브가 초격차 리더십을 확보할 방법에 대한 지점을 가장 많이 고민했다”며 “그에 대한 전략이 하이브2.0이며, 내년 20주년을 맞는 하이브가 오랜 기간 차곡차곡 역량과 경험을 쌓으면서 결과물을 만든 만큼 계속 응원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982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기업 모니터그룹의 전략 컨설턴트를 거쳐 2010년경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글로벌브랜드 광고 그룹장을 지낸 뒤 구글 글로벌 비즈니스 매니저로 일하다 2018년부터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CIGO(최고혁신성장책임자)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하이브CSO(최고전략책임자), 하이브아메리카 COO(운영총괄책임자), 하이브아메리카 사장(President)을 거쳐 지난해 하이브CSO로 복귀, 올해 7월 말 하이브 CEO로 발탁됐다.
하이브측은 이재상 CEO의 발언에 대해 "워딩 그대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thebell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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