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또다시 민희진의 시간이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다시금 현란한 화술을 자랑했다.
민 전 대표는 지난 26일 국내 한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태의 본질은 자회사 사장이 모 회사의 심기를 대놓고 거스른데 대한 공개 처형”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가 하이브(당시 빅히트)에 합류할 당시 방시혁 의장이 먼저 제안하고 약속했던 ‘민희진 레이블’에 대한 독립성 보장 내용과도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해외 PR사까지 동원, 비방 가득한 자료를 제공했단 것을 미국 빌보드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하루 전날 현직 산업부 기자를 사칭한 전직 기자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하이브 PR팀이 뉴진스의 성과를 깎아내리고 있다”로 발언했다. ‘김현정의 뉴스쇼’는 민 전 대표가 지난 4월 화제의 기자회견을 가진 뒤 유일하게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때문에 CBS 내부에서도 민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해당 기자가 자신의 신분을 거짓으로 소개하고 분쟁 중인 사안을 일방적으로 한쪽에 유리하게 발언하면서 자칫 취재원 검증에 실패했다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됐다.
실상 ‘민희진 VS 하이브’ 이슈는 소비될만큼 소비돼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확인하는 것도 피로도가 상당할 지경에 이르렀다. 다만 이런 시기, 민대표가 일간지 인터뷰를 가졌다는 게 예사롭지만은 않다.
그간 홍보대행사 마콜을 통해 대응하는 것 외에 꿈쩍 않던 그가 민감한 시기, 중앙 일간지를 자신의 메신저로 택하고 유리한 질문만 받았다. 25일 ‘김현정의 뉴스쇼’, 26일 일간지 인터뷰에 이어 27일에는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에 연사로 출연한다. 입만 열면 핵폭탄급 발언을 해온 만큼 과연 이날 행사에서 어떤 이슈를 던질지 온 가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민 전 대표의 등판으로 뉴진스 멤버들이 직접 나섰던 ‘라방’ 효과도 바로 휘발됐다. 멤버 하니가 사내 괴롭힘이라고 제기한 모 걸그룹 매니저의 ‘무시해’ 발언에 대해 가요계에서는 “오죽 꼬투리 잡을 게 없다면 그 발언으로 상처받았다고 하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온갖 막장 이슈로 뒤덮인 한국 가요계에서 ‘무시해’라는 발언이 ‘괴롭힘’이라면 어도어에서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한 A직원은 그간 어떤 정신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었을까. ‘내 기분 상해죄’를 언급했던 민 전 대표는 PR과 기획의 귀신일지언정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대문자T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하니 얘기가 나와 한마디 더 붙이자면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전직 기자는 “뉴진스 앨범이 일본에서만 102만장이 팔렸다”고 보도했다. 앨범 판매량 팩트가 틀렸다는 지적에 도리어 뉴진스의 성과를 폄하했다는 해당 기자의 발언을 살펴보니 ‘뉴진스를 사랑하는 아재 버니즈’가 아니었을까 의심된다.
참고로 많은 이들이 뉴진스의 성과를 높이 사지만 올해 뉴진스가 발표한 곡을 기억하는 이들이 팬덤 ‘버니즈’ 외에 누가 있을까. 단언컨대 올해 뉴진스 최고의 히트곡은 도쿄돔 팬미팅에서 하니가 부른 ‘푸른 산호초’다.
한일 관계를 놓고 여야가 매일 대립하는 대한민국에서 버니즈 아재들이 환장하는 모습을 보면 이율배반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자기 자식들의 발언까지 잊게 만든 민 전 대표의 PR능력과 기획력은 탁월하다.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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