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해임으로 모회사 하이브와 갈등 중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쪽이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표이사 재선임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서 ‘아일릿이 기획단계부터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내용의 하이브 내부 제보자의 증언을 공개해 파장이 예상된다.
민 전 대표는 지난 4월 하이브가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감사에 착수했을 때부터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문제를 제기한 괘씸죄’ 때문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공개한 것이다.
이날 민 전 대표 쪽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하이브 내부 제보자의 문자 메시지와 녹취록이 담겨 있다. 이 제보자는 “아일릿과 뉴진스의 유사성 관련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어도어 관계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지는 통화 녹취록에는 “저는 사실은 진짜 그럴 줄 몰랐어요. 너무 당연하잖아요. 그거를 똑같이 만들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 하기는 했는데”라고 한 뒤,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문서를) 공유해달라고 했냐는 질문에 “네네 맞다”고 답한 내용이 들어있다.
이어 제보자는 “빌리프랩에서 (뉴진스 표절 의혹 반박) 영상 올리고 하는 거 보면 똑같은 자료가 법원에 제출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거 다 보고 참고한 건데 왜 계속 아니라고 하지?’ 그런 게 되게 불편했다”고 말했다.
민 전 대표 쪽은 “제보자는 민 전 대표가 애초 만들었던 뉴진스 기획안을 빌리프랩에 전달했는데 이 내용이 아일릿의 기획안과 너무 비슷해 제보를 해왔다”며 “이러한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하이브 쪽에서 배임 누명을 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은 최근 국정감사 질의에 등장할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5월 주주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결정문 때도 법원은 “대중들 사이에서도 아일릿의 콘셉트, 안무, 의상 등이 뉴진스의 것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적시한 바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은 지난 6월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을 통해 “뉴진스는 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팀이고, 아일릿은 반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댕댕이 같은 친구들로 기획했다”며 적극 부인했다. 빌리프랩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민사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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