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표 회사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 사업보고서에 빠져…금감원 "하이브 '기준 잘 몰랐다'고 답변"
[비즈한국] 하이브가 매출액을 축소 신고해 폐기물 분담금을 1억 2000만 원가량 납부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 공시도 누락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이브가 공시에 누락한 계열사는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로 박지원 전 하이브 대표이사가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2021년 9월 29일 설립 직후부터 하이브 계열사가 됐지만 하이브는 올해 6월 18일 대규모집단현황공시 전까지 이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사업보고서 계열사 목록에서 누락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9월 29일 박지원 당시 하이브 대표이사가 설립했다. 박지원 대표가 하이브 사내이사로 처음 등재된 시기는 2021년 3월 30일, 하이브 대표이사 취임일은 같은 해 7월 1일이다. 현직 대표이사가 설립하고 대표를 맡은 회사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하이브 계열회사로 분류된다. 박 대표는 2024년 9월 12일까지 하이브 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하이브는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를 그간 계열회사로 보고하지 않았다. 매년 공시하는 사업보고서는 물론 지난 8월 19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서도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는 계열사 목록에 없다.
다만 앞서 6월 18일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서는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의 계열회사 편입 사실을 알렸다. 대기업으로 지정되면서 하이브의 ‘실제’ 계열사를 모두 공개하게 된 것이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변호사는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회사 대표가 대표이사로 있는 다른 회사는 당연히 계열사로 편입된다. 지분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야 하는 사항이다. 다만 매출액이 없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이런(누락한) 경우에 구두 시정 지시 정도로 끝난다”고 설명했다.
하이브의 계열회사 공시 누락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는 공정거래법에 의해 종속회사 여부를 결정하는데,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가 여기에 해당해 공시한 것 같다. 그런데 사업보고서의 경우는 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해 판단을 하는데, 여기에서는 종속회사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여전히 계열회사이긴 하다. 이에 하이브에게 사업보고서에도 계열회사 목록에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를) 기재하도록 이야기했다. 하이브에서는 ‘기준을 잘 몰랐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따라 동일인 및 동일인 관련자 계열회사를 공시하게 된 것이며,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는 당사와 거래 관계가 없다”고만 밝혔다.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 어떤 회사?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 설립 이유에도 궁금증이 남는다. 박지원 전 대표는 하이브 대표이사 재임 중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2억 6000만 원이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의 설립 목적은 투자자문업, 경영컨설팅업, 부동산 매매업 등이다.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인데, 공유사무실을 빌려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대표는 2022년 2월 3일까지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이후 기존 감사였던 최아무개 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최 대표의 주소지는 박지원 대표와 동일한데, 이 주소지에는 박지원 대표 명의의 아파트가 있다.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의 지분도 박지원 전 대표이사가 100% 소유하고 있다.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는 설립한 지 4년이 지났지만, 매출액은 0원이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00만 원이다. 대표 품목도 기재되지 않았다. 하이브는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서 2023년에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에 매출액이 발생하지 않아 대표 품목을 기재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업종 역시 기타 전문 서비스업(M7160)으로 표기했다.
흥미로운 점은 비슷한 시기 박지원 전 대표가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의 감사로 재직했다는 점이다.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는 게임 개발사로 김희재 전 넥슨 원스튜디오 본부장이 대표로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감사를 2022년 1월 28일 사임했다.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사임하기 며칠 전이다. 2021년 11월 하이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박지원 전 대표는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감사,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겸직했다. 하이브 대표이사로 재직할 때여서 하이브의 승인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다.
하이브는 박지원 전 대표이사의 겸직을 왜 허락했을까. 하이브 측은 “공시 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https://www.bizhankook.com/bk/article/28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