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음반사인 유니버설 뮤직이 사상 처음으로 가수의 음성을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한 곡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AI 저작권 문제로 스타트업 수노와 유디오를 고소한 상태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은 25일(현지시간) 컨트리 뮤직 스타 브렌다 리의 1958년 히트곡 '록킹 어라운드 더 크라스마스 트리(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의 스페인어 버전을 발매했다.
이 노래는 사운드랩스라는 AI 스타트업의 기술을 사용해 브렌다 리의 목소리를 스페인어로 변환한 결과다.
현재 79세인 브렌다 리는 "경력 내내 여러 언어로 많은 노래를 연주하고 녹음했지만, 스페인어로 이 노래를 녹음한 적은 없다"라며 "이제 새 노래를 내놓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고, 팬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노래를 소개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66년 전 당시 13세였던 브렌다 리가 발표한 이 노래는 당시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에도 3주 동안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세기가 넘게 사랑받은 대표적인 캐롤이다. 스포티파이의 스트리밍 수는 무려 10억건을 넘는다.
유니버설 뮤직은 "마치 13세의 브렌다 리가 부스에 와서 처음으로 부르는 듯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번 작업은 가수와 저작권을 존중하면서 AI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음악 회사가 윤리적으로 훈련된 AI를 사용해 아티스트의 참여와 승인을 받아 책임감 있게 제작된 클래식 곡의 새 언어 버전을 출시한 첫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폴 매카트니가 존 레논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비틀즈의 신곡을 발표, 화제가 된 바 있다.
유니버설 뮤직은 지난 6월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워너 레코드 등과 함께 음악 생성 AI 스타트업 수노와 유디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유명 가수의 노래 가사를 클로드 학습에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앤트로픽도 고소한 바 있다. 여기에 음악계에서는 AI 기업이 무단으로 노래를 모델 개발에 사용하지 말라며 수차례에 걸쳐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생성 AI를 먼저 도입했다는 것은 음악계의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영화 쪽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제작자들의 시위와 파업에도 불구, 최근 라이언스게이트와 블룸하우스 등 할리우드 주요 제작사는 각각 런웨이, 메타와 파트너십을 맺고 생성 AI를 제작에 도입하기로 했다.
AI타임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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