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ver.me/513wcw2b
‘가왕’ 조용필의 마지막 앨범을 위해 이솜, 박근형, 송강호, 장동건 등 톱스타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조용필이 최근 발매한 정규 20집 ‘20’을 “나의 마지막 앨범”이라 선언해 대중을 깜짝 놀라게 만든 가운데 타이틀 ‘그래도 돼’가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실패와 좌절을 겪은 모든 이들을 향해 “그래도 돼”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노래가 세대를 불문하고 폭넓은 팬들에게 위로를 안기면서다.
특히 ‘그래도 돼’의 뮤직비디오가 대중의 관심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우 이솜이 주인공을 맡은 영상은 그가 TV 속에서 흘러나오는 영화 ‘괴물’ ‘부산행’ ‘태극기 휘날리며’ 등에 자신을 대입해 아들(변요한), 딸(전미도)을 사랑으로 키워낸 인생을 돌이키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담았다. 원로배우 박근형이 남편 역으로 등장해 무게감을 더했다.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영상 제작사 돌고래유괴단의 이주형 감독은 “한 달 남짓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던 건 ‘조용필’이란 이름 석 자의 힘 덕분이었다”며 촬영 과정을 돌아봤다. 이 감독은 조용필이 독특한 영상미와 아이디어로 영상 트렌드를 주도해온 돌고래유괴단에 제작을 의뢰하며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게 됐다.
“‘그래도 돼’가 조용필 선생님의 마지막 정규 앨범 타이틀곡이란 사실을 듣자마자 그냥 ‘잘해야지’ 정도론 안 되겠단 부담감이 엄청났어요. 선생님은 모든 과정을 전적으로 맡겨주셨죠. 두어 번 갈아엎은 끝에 완성한 제 시나리오를 보시곤 ‘바로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말해주신 후에야 한 스포츠 경기를 보며 패자에 이입해 곡을 만든 후기를 들려주실 정도였어요.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곡의 메시지를 영원히 변치 않는 ‘부모와 자식’의 시선으로 풀어낸 제 접근법이 노래와 잘 맞았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에는 이솜과 박근형뿐 아니라 전미도, 변요한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이솜은 “어떤 장르에도 치우치지 않는 힘”으로 ‘캐스팅 0순위’에 올랐고, 박근형은 “조용필과 연기를 함께 한 적이 있다”며 흔쾌히 참여해 묵직하게 극의 중심을 잡았다. 전미도는 캐스팅 제의를 받자마자 “영광이다”며 단숨에 출연을 결정했고, 변요한은 “인터넷 소품까지 따로 구매해올 정도로 진심”으로 촬영에 임했다.
여기에 영화 ‘괴물’의 주연 송강호, ‘태극기 휘날리며’ 장동건도 뜻밖의 ‘지원군’으로 톡톡히 활약했다. 이솜이 거친 세상에서 딸, 아들을 지켜내는 과정을 영화에 빗대어 표현하는 장면에서 영화 속 송강호, 장동건의 얼굴이 화면에 정면으로 담겼다.
“영상 속에 삽입된 영화들은 사용료를 내고 활용했어요. 다만 배급사 등 수많은 관계자들의 의견 조율을 거쳐야 해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죠. 다행히 모두가 ‘조용필 마지막 앨범 타이틀곡’이란 말에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줬어요. 송강호, 장동건 배우는 무료로 초상권을 제공해주기까지 했습니다.”
덕분에 영상은 22일 공개 이후 닷새째 유튜브 내 ‘인기 급상승 동영상’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댓글창에는 팬들이 저마다 부모와 관련한 사연들을 적으면서 또 다른 ‘감동 스토리’를 쓰고 있다.
이 감독은 “조용필 선생님의 노래 메시지를 전 전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