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연계채권(메자닌) 발행 규모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사 중에서는 하이브가 가장 많은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했다.
30일 기업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교환사채(EB),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연계채권 발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1∼10월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상장사는 총 285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57곳)보다 10.9% 늘어난 수치다.
주식연계채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함께 지닌 금융 상품이다. 이 가운데 EB는 발행 기업이 보유한 다른 주식과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며, CB는 발행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 BW는 일정 가격으로 신주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연계채권 발행이 두드러졌다. 올해 1∼10월 코스닥 상장사 중 주식연계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245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0곳) 대비 16.7% 늘었다. 발행 규모 역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연계채권 발행 규모는 5조40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2182억원) 대비 3.5% 늘었다.
이에 대해 CEO스코어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금리 기조 지속 등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코스닥에 상장된 대다수 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일반 회사채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식연계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올해 1∼10월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한 코스피 상장사는 4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곳) 대비 14.9% 줄었다. 발행 규모 역시 6조1184억원에서 1조8945억원으로 69.0% 급감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SK하이닉스와 LG화학이 각각 2조2377억원, 2조59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올해와 비슷한 1조9221억원 수준이었다.
올해는 주식연계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재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한 상장사가 늘었다. 상장사 주식연계채권 발행 규모를 자금 조달 목적별로 보면, 올해 채무 상환 목적은 1조81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381억원) 대비 93.6%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6조2882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던 운영 자금 목적은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상장사 중에서는 하이브의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하이브는 지난 17일 채무 상환 목적으로 4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하이브는 CB 발행을 통해 다음달 5일 예정됐던 제3회차 CB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일에 앞서 조기 상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