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희진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풋옵션 행사에 따른 대금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이는 이날 오후 어도어 사내이사 사임을 발표하기 직전에 이뤄진 것으로, 민희진은 퇴사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풋옵션 권리를 행사해 수익을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민희진은 풋옵션 권리를 행사할 경우 어도어의 직전 2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만큼의 액수를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다.
지난 4월 공개된 어도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민희진은 어도어 주식 57만3천160주(18%)를 보유했으며, 계약에 따라 계산할 경우 약 258억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풋옵션 산정 기준 연도는 2022∼2023년으로, 영업이익 2022년 -40억원(영업손실 40억원), 2023년 335억원이었다. 다만 민 전 대표와 왜 올해 풋옵션을 청구했는지는 의문점이다. 내년초에 청구를 했더라면 2023~2024년 영업이익을 적용, 더 높은 금액을 청구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민희진이 풋옵션 대금청구 소장을 접수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하이브는 민희진의 풋옵션 행사의 근거가 되는 주주간계약이 이미 해지됐다는 입장으로, 풋옵션 행사가 가능할지를 두고 법원의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법적 판단이 우선 이뤄져야 청구에 대한 인용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민희진은 이날 오후 공식적으로 어도어 사내이사 사임을 밝혔다. 그는 "저는 오늘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며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 더불어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하여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숨통만 붙어있다고 살아있는 것이 아니듯 돈에 연연하여 이 뒤틀린 조직에 편승하고 안주하고 싶지 않았다"며 돈에 욕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 전 대표가 어도어를 떠나고, 뉴진스는 어도어를 상대로 전속계약해지소송을 예고한 상황이다. 사건은 빠르게 '탈어도어'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만일 민 전 대표에 이어 현 뉴진스 멤버들도 어도어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전속계약해지소송 또는 위약금 지불 등으로 어도어를 떠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를 위한 외부투자를 받을 경우 피프티피프티 사태와 비슷한 '템퍼링' 의혹도 점차 현실화할 수 있다고 엔터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책임 소재 여부와 실제 템퍼링인지 여부 등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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