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건 거의 패스트푸드점 한구석에서 펼쳐진 ‘보글보글 반란 전골’ 같은 상황이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국가 전복 모의를 롯데리아에서, 그것도 양념 감자랑 불고기버거를 안주 삼아 논의한다고? 이 정도면 국가 전복이 아니라 ‘매운 양념감자 혁명’ 정도가 제맛 아닐까. CCTV는 또 어찌나 충직한지, 그 감자 튀김 한 조각의 바삭한 식감을 음모의 코드네임처럼 추적했을 듯하다.
이들의 작전 회의는 아마 이랬을 게다: “자네, 양념 감자 한 주먹 집어넣고 들어봐. 중앙선관위 서버? 감자튀김처럼 바삭바삭하게 부숴버려야 한다고!”라고 치밀한 전략을 논하는데, 주변 알바생은 “감자튀김 소금 추가하시겠어요?”라고 물으며 기강을 쥐고 흔들어댔다거나. 우리가 상상할 때나 나올 법한 이 끔찍한 ‘저질 만찬’— 쿠데타를 논하는 동안 치즈 양념 소스가 옷깃에 스며드는 초현실적인 장면이라니, 블랙코미디도 이런 블랙코미디가 없다.
국가 전복을 계획하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의 긴장감이나 암흑스러운 기운, 아니면 적어도 와인 잔이라도 기울이는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여긴 어떻나. 플라스틱 트레이 위에 놓인 양념 감자를 한 입 베어물고, 종이 포장에 둘둘 말린 버거를 까보며, “계엄 당일엔 중앙선관위 서버를 접수하라!”고 선언하는 모습이라니. 이게 나라를 뒤집을 상남자들의 자리인가, 아니면 감자튀김 반값 세일에 혹해 모인 직장인 점심 모임인가.
CCTV를 확보한 경찰 입장에선 더더욱 황당하겠다. 혁명가들이라며 뭔가 비밀스런 싸인이라도 남기거나, 암호문서를 교환하거나, 최소한 메뉴판 뒷면에 코드를 적는 정도는 기대했을 터. 그런데 현실은 어떠했나? 감자튀김 포장지에 묻은 케첩 자국 정도나 증거 삼아야 하는 판국이니 말이다. 이쯤 되면 이들이 모의한 건 국가전복이 아니라 ‘가성비 쿠데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뭐, 결국 이 초라한 반란 기획이 남긴 건 고작 CCTV 한 편과, 양념 감자 한 줌이 사라진 빈 트레이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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