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업계, 최근 음악 외적 표절 논란 ‘뜨거운 감자’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며 가요계를 놀라게 했던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가 컴백을 앞두고 티저 포스터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플레이브는 20일 공식 에스엔에스(SNS) 계정에 내달 3일 발매되는 세번째 미니앨범 ‘칼리고 파트 1’의 티저 무빙 포스터를 게재했다. 이 포스터가 공개된 뒤 그룹 세븐틴이 일부 팬들은 지난해 6월 세븐틴 멤버 정환과 원우가 발표한 싱글 ‘디스 맨’의 홍보 포스터와 유사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현상수배라는 콘셉트가 동일한 점 △흑백을 사용한 종이 신문 형태의 디자인과 글자 폰트가 유사하다는 점 △플레이브의 핵심 홍보 문구인 ‘해브 유 신 디스 보이?’(HAVE YOU SEEN THIS BOY?)가 세븐틴의 ‘해브 유 에버 신 디스 맨?’(HAVE YOU EVER SEEN THIS MAN?)과 비슷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논란이 일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현상수배라는 콘셉트가 케이(K)팝 업계에서 흔한 것이고 과거에도 유사한 포스터들이 많았다는 주장이 맞선다. 실제 논란이 되는 포스터를 살펴보면, 유사하다고 느낄 소지는 다분하다. 하지만 표절로 단정하기에는 보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플레이브 쪽은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 음악 표절이 주요 논란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콘셉트, 안무, 디자인 같은 음악 외적인 표절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인 걸그룹 이즈나의 데뷔 앨범 디자인이 뉴진스의 ‘오엠지’(OMG) 앨범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출시 전에 소속사가 “추후 재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한 뒤 디자인을 전면 교체했다.
지난해 가요계를 달궜던 빌리프랩의 걸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안무·콘셉트 등 표절 논란은 민희전 전 어도어 대표와 빌리프랩 간의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번째 공판에선 양쪽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빌리프랩 쪽은 안무 표절 주장에 대해 “태권도 품새와 비슷한 것으로 걸그룹 안무도 비슷한 동작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케이팝 팬들이 음악뿐만 아니라 안무,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 등 시각적 콘텐츠를 즐기는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각종 콘텐츠에 대한 표절 시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활동 그룹이 늘어나고 부가적 콘텐츠 생산이 많아질수록 논란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각 기획사마다 공개 전에 검증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https://naver.me/FPn9pZ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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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포스터의 유사성에 대한 누리꾼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플레이브 소속사 블래스트는 “앨범 콘셉트에 맞게 만들었을 뿐, 다른 아티스트나 작품의 콘텐츠를 카피하여 만든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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