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쓰니는 광역시 평준화 고3임을 미리 말하고 시작할게.
아마 성향이 문과인데, 부모님의 권유나 취업 등의 이유로 이과를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는 고1, 중학생 친구들이 정말 많을 거야.
다른 이유로 문이과를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을테고.
나 역시 그러한 이유 때문에 고민한 적도 있었지. (사실 나는 처음에 이과를 가고 싶었기는 해. 그런데 과학탐구가 나랑 안 맞아서 문과로 가게 됐어.)
음.. 내 친구들을 보면서 느낀 경우들을 솔직하게 써볼게. 익인이들의 문이과 결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
* 내신 등급, 과목을 위주로 설멍하기에 특목고 친구들과 비평준화 고등학교, 자사고 친구들에게는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어.
1) 사회탐구, 수학을 잘하고 과학탐구를 못한다 : 문과 ★★★★★, 이과 ★★★★
사실 이 경우가 문과에서 정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야. 문과에는 수포자가 많기 때문에 수학을 놓는 친구들이 정말 많거든. 더구나 사회탐구와 수학을 잘하기 때문에 내신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에도 훨씬 유리해. 본인의 적성이 문과에 맞고 사탐과 수학을 잘한다면 문과를 추천해. 반대로 본인의 적성이 이과에 맞는다면 아쉽지만 이과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주변 친구들을 보면 이과에서는 수학, 과학탐구에서 '노력'보다는 '감각이나 타고난 기질'로 1등급을 받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점에서 조금 고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일반화는 아니지만 대체로 문과 수학은 정말 '노력'해서 1등급을 받기 쉽다고 느낀 경우가 많아.
2) 언어 과목이나 사회탐구를 잘하고 과학탐구, 수학을 못한다 : 문과 ★★★★★, 이과 ★★
전형적인 문과생 스타일. 이런 친구들은 문과를 진학하기를 추천해. 일단 진로 때문에 이과를 가게 되더라도, '본인이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있는가?'가 선행이 되어야 해. 막말로 이과가 취업이 잘 된다고는 하지만, 학력을 안 보는 건 아닐테니까. 본인이 과학탐구, 수학 내신을 잘 받을 자신이 있는지 (or 혹은 정시를 생각하고 있다면 수학B, 과학탐구에서 좋은 등급을 받을 자신이 있는지)를 꼭 생각해야 해. 본인의 1학년 성적으로 미리 판단해보기를 추천할게. 단적으로 [국어, 사회탐구, 제2외국어 vs 수학, 과학탐구] 이런 식으로 말야.
3) 수학, 과학탐구를 잘하고 언어 과목 or 사회탐구를 못한다 : 문과 ★, 이과 ★★★★★
굳이 설명하지 않을게.
4) 모든 과목을 다 잘한다 : 문과 ★★★★, 이과 ★★★★ (꿈에 맞게 선택하는 것을 추천)
사실 모든 과목을 다 잘하는 친구들은 걱정이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 친구들이 이과에 진학했을 때 조심해야 할 게 있어. 대체로 예체능 아이들과 수포자 친구들이 문과로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1학년 때보다 내신 등급을 얻기가 어려워질 수 있어. 만약 본인의 1학년 내신 성적에서 아슬아슬한 격차로 1, 2등급을 받은 친구들은 이 실력이 진짜 '1, 2등급'이라고 자만하지 말아야 해. 본인이 진학했을 때도 높은 수준의 내신 등급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고려해보는 게 좋아. 실제로 문과에서는 1학년 때보다 2, 3학년 성적이 상승세인 친구들이 종종 보이지만 이과에서는 유지하는 친구들 찾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아. (물론 학교마다 이건 다를 수 있지만 내가 본 몇 학교들은 대체로 이런 경향을 띄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기를 바라.)
5) 특출난 과목이 없이 평범하거나 못한다 : 문과 ★★★, 이과 ★★★ (꿈에 맞게 선택하되, 가급적 본인의 적성과 흥미에 맞게 선택하기를 추천)
평범하다의 기준은 뚜렷하지 않겠지만, 내 기준(평준화 고교)으로는 내신이 3등급 후반대부터 9등급인 친구들에게 맞는 말일거야. 3, 4등급이면 중간 정도는 하지 않나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실제로 3등급 아래로 내려가는 이상 문과와 이과 모두 인서울 대학교 진학이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 (교과 전형 기준) 이 친구들에게는 일단 본인의 꿈이 있다면 거기에 맞게 진학하기를 추천하되, 꿈을 정하지 못했다면 본인이 좋아하는 적성, 흥미에 맞게 가는 게 좋아. 어줍잖게 친구 따라서 간다거나, 취업을 이유로 결정해서는 안 돼. 물론 그렇다고 지금까지 낮은 등급을 받았으니까, '난 안 될 거야'라는 마인드로 좌절하지는 말았으면 해. 종합 전형, 논술 전형, 적성 전형, 정시를 통해서도 이미 좋은 대학교를 갈 기회는 충분히 있으니까 말야.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적성을 찾아서, 소신껏 선택하는 걸 추천!
이 다섯 가지 경우에 본인이 해당하지 않다거나, 조금 더 디테일한 정보를 원하는 친구들은 덧글을 남겨주면 답해줄게!
물론 '당연히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나의 경험을 토대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익인이의 학교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과 친구들, 문과 친구들과 얘기를 나눈 경험들과 중학교 때부터 문이과를 계속 고민하다 문과로 결정했기에 아마 내가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