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은 냉정하다. 누군가 아프다고 어떠한 사정이 있다고 해서 그걸 감안해주지 않는다.
방송에 큰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면 무대뒤 얘기는 공개하지 않는것이 하나의 원칙이다.
하지만 이 곳은 일기를 쓰는 공간이고, 이 또한 트레이닝을 하는 한 과정임을 알기에 고민을 하다 일기를 쓴다
어젯밤 이번주 유닛미션 테마가 뭔지 물어보러 트레이너 ‘R.ma’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병원이란다. 사고뭉치 최승철이 아프다고. .
2주 전 첫 번째 미션곡을 하기 전날도 승철이가 아팠다.
그래서 병원에 하루 있다가 퇴원해서 방송에 나왔었다.
아픈걸 들키는걸 싫어해서, 그날도 아무렇지 않은 척 어지간히 뛰어다녔다.
아마 보는 사람들은 몇 시간 전까지 병원신세를 졌던 아이라는걸 아무도 몰랐을 거다.
지난 화요일 방송날은 원우가 아팠다. 40도 가까이 열이 올라와 하루 휴가를 주었는데, 그래도 멤버들이랑 같이 있어야 한다고 기어코 고집을 부려 방송 끝날 때까지 작은 보컬 룸에서 옷을 덮고 누워있었다.
사내자식들이라 약해보이는게 싫은건지 아님 유별난건지 세븐틴은 본인들이 아픈상태라는걸 유독 얘기하길 싫어한다. 더군다나 하루라도 연습을 못하면 본인이 뒤처진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조금 전 얼굴이 빨개진 채로 “괜찮습니다”라며, 연습을 하겠다고 연습실에 왔다는 승철이와 원우 얘기를 전해들으니 대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오늘 방송에 원우, 승철이는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 트레이너에게 자신들은 괜찮다며 (우리 눈에는 휜히 보이는) 고집을 부리는 중이다. 연습시켜달라고. .
오늘보다 내일을 준비해야하는 연습생들이기에 트레이너는 당연히 반대하고 있고. .
누가 이겼을지는 잠시 후 방송을 보면 알게 될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분명 무언가 배우는 것도 있을것이고...
세븐틴은 항상 누군가가 아프다. (막내라인인 동진이도 지금 '구내염'으로 치료 중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인데다, 십 여명의 아이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한명씩만 돌아가며 아파도 매일 환자가 발생하는 꼴이 된다. 그래서 어느새 덤덤해지고 익숙해진 일이기도 하지만 한참 보살핌을 받을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마음에 병이 난 건 아닐지, 한 번 더 어루만져주지 못해서는 아닌지 매번 머리가 복잡해진다.
누구나 감기는 걸리고, 누구나 열병은 겪는다.
다만, 아파가며 그 시간을 이겨내며 씩씩하게 연습실로 돌아오는 아이들이 그토록 바라는 무대가, 그 바람이, 지금 겪는 이 아픔들의 몇 배가 되는 기쁨이 되어 아이들에게 돌아오길 간절히 바랄뿐이다.
원래 페이스북에 올리는 일기는 세븐틴 멤버들만 쓰던데, 갑자기 관계자분이 쓰셔서 놀란..
항상 저 그룹이 어디를 가던 방송을 하던 옆에서 지켜봐주시는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