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황인혜 기자] 한달이 채 남지 않은 2009년은 아이돌의 전성시대였다. 걸그룹 대란에 솔로 여가수들은 설 자리를 잃었고 보이그룹 홍수에 솔로로 활동 중인 원조 아이돌들은 하루 아침에 중견 가수가 됐다.
한때 가요계 막내였던 슈퍼주니어는 데뷔 5년차만에 중견 그룹으로 떠오르며 "방송국에 인사 할 사람이 없다"라고 선배 가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슈퍼주니어 13명의 멤버 이름을 외우면 신세대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됐다는 것.
우후죽순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지면서 멤버 이름은 커녕 그룹명을 외우기도 벅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돌들은 생존 전략으로 'ㅇㅇ돌'이라는 애칭을 내세워 그룹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지금부터 그들만의 돌애칭으로 아이돌을 감별해보자.
'ㅇㅇ돌'이라는 수식어의 원조는 2PM이다. 이들은 섹시한 근육질 몸매와 아크로바틱 퍼포먼스로 강한 남성미를 뿜어내며 '짐승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반면 무대 밖에선 아이돌답지 않은 구수한 매력으로 '개그돌'로 불리기도 한다.
엉덩이춤으로 데뷔 이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라는 '생계형 아이돌'이다. 경제적으로 가난해서가 아니라 매사 필사적이기 때문. '근성 아이돌'이라고도 불리는 카라는 설 연휴와 추석 연휴에 맹활약하며 '명절돌' 애칭을 새로이 얻었다.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는 멤버들의 평균 연령이 높은 데다가 매혹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시선을 압도해 '성인돌'로 불리며 성숙한 매력의 애프터스쿨은 '섹시돌'로 어필하고 있다. '명품돌'은 세련된 퍼포먼스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샤이니를 지칭하는 말이다.
2009년 하반기에 쏟아진 보이그룹들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 데뷔 때부터 홍보 전략으로 돌애칭을 내세웠다. 비가 키워 데뷔 전부터 주목받은 엠블랙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시크돌', 귀여움과 섹시함을 겸비한 비스트는 '애완돌', 발랄한 매력의 유키스는 '명랑돌'로 불리며 시신몰이 중이다.
반대로 발라드를 위주로 활동하는 걸그룹 시크릿과 보이그룹 2AM은 '감성돌'이라는 타이틀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렇듯 돌애칭은 아이돌 그룹 홍수 속에서 살아남는 하나의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민가수, 국민그룹, 국민요정, 국민여동생처럼 '국민돌'의 영예는 누가 거머쥘지 기대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