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당시 무역업을 하던 최명재 사장은 일본에서 우연히 우유에 관한 책을 보게 되었고, 크게 감명은 받아 이 책의 저자를 직접 찾아가 '저온 살균 우유(LTLT : Low Temperature Long Time)' 라는 당시로선 생소한 가공 방식의 우유를 접하게 된다.
루이 파스퇴르
그리고 이 우유의 '저온 살균법'을 최초로 개발한 프랑스의 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의 이름을 따 '파스퇴르'라는 우유를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파스퇴르' 우유가 나오기 전까지, 국내의 모든 유가공 대기업들은 '초고온 살균법'을 쓰고 있었습니다.
초고온 살균은 우유를 125도 이상으로 1-3초간 순식간에 끓여, 내용물 안에 있는 모든 세균을 죽이는 방식이고,
저온 살균은 60-65도에서 30분간 살균하여, 나쁜세균은 죽이고, 좋은 세균은 남겨도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우유의 맛과 유효성분 모두 '저온 살균' 우유가 더 나은 양질의 우유이며, 공정의 어려움과 유통기간이 짧아 생산유통 단가측면에서 보다 비쌀수밖에 없는 우유입니다.
한국땅에 처음으로 '저온 살균 우유'가 출시 되었을 당시 반응은 아주 좋았습니다.
종전의 우유와는 확연히 다른 고소하고 깊은 맛, 그리고 영양적 부분과 몸에 이로운 균주에 관한 홍보가 잘되어
당시 기존의 우유보다 2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었지만, 한국민들의 소비수준 향상과 맞물려 매출은 급증하였습니다.
-언플의 시작-
당시 기존 유가공 시장은 '유가공 협회'(남양, 매일, 서울) 이 굳건히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파스퇴르 우유에는 어떤 특징이 있었는데, 저온 살균을 하다보니 유단백과 균주들이 엉겨, 우유 표면에 고형물같은 것이 떠있거나, 용기 뚜껑에 묻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고형물은 전혀 무해한, 아니 오히려 몸에 좋은 균주이기 때문에 문제 될게 전혀 없었고,
용기에도 이런 문구가 친절히 적혀있었지만, '초고온 살균' 우유에 적응되어 있던 소비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부분이긴 했습니다
이부분을 파고들어 유가공협회는 언론과 결탁하여,파스퇴르를 겨냥한 묘한 뉴스를 생산해 냅니다.
<일명 '고름우유' 파동에 대해 보도 하는 당시 MBC 뉴스>
일명 '고름우유' 파동이었는데, 유방염에 걸린 젖소의 우유는 착유하여 버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사용하는 젖소 농가가 많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즉 파스퇴르의 하얀 고형물이 고름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소비자들로부터 만들어 내었고, 여기에 발끈한 파스퇴르 역시 신문광고를 이용하여 해명 광고를 냅니다.
여기에 유가공협회는 파스퇴르가 마치 자신은 고름이 아니고 나머지 우유회사들은 고름우유를 사용한것처럼 광고하였다 하여 소송전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파스퇴르 우유가 고름 우유라고 광고도 냅니다.
다시 이에 항변하는 파스퇴르 측....
아마 당시를 기억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거라 보는데, 하루 하루 신문지면을 대량 할애하며 엄청나게 싸웠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굴하지 않고 물고 늘어지는 대기업의 횡포에 파스퇴르는 점점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합니다.
치고....
박고......
웃기게도 유방염에 걸린 젖소의 우유에 대해 딱히 법률도 없었고, 그전까지 유가공업체들도 안썼다는 보장도 없이, 일파만파 서로서로 제살을 깎아 먹는 싸움으로 국내 유제품 전체 매출이 15% 급감하는 사태까지 옵니다.
일단 여기서 서로 마지못한 화해의 제스쳐를 취합니다.
-언플 2라운드-
대기업들과 싸운 중소기업의 꼴은 당연히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어찌되었든 '고름우유'는 일단락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파스퇴르 우유 광고의 배경이 빨간색이란걸 들어, '빨갱이 기업' 이라고 새로운 언플을 시작 합니다.
(캬~ 대기업 클라스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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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위키' 참조 >
최명재 회장은 '고름우유' 오명에 '빨갱이 기업' 낙인까지 찍혀 매출이 반토막 났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 가공에도 영역을 넓혔으며 특히 그는 교육에 뜻이 있어, '민족사관학교' 를 세우고 , 전액장학금을 지원 , 우유 팔아서 미래의 영재를 키운다는 홍보로 기업 이미지 쇄신에 나섭니다.
하지만 이 역시 '빨갱이 기업이 빨갱이 인재 양성한다'고,, 재차 색깔론 언플이 들어갑니다.
(지금의 민족사관학교가 초창기엔 빨갱이 양성소로 불렸다는게 대단....)
이런 메이져 유가공협회의 공격과 유가공 회사끼리의 피튀는 싸움으로 인한 유제품 자체에 대한 매출의 급감, 결국 IMF를 이겨 내지 못한 파스퇴르 유업은 '한국야쿠르트'에 인수 되고, 이어 '롯데식품'에 인수됩니다.
이땅에 처음 선보였던 '저온 살균' 우유 '파스퇴르'가 이렇게 대기업들에게 두들겨 맞고 사라지자,
'저온살균 우유'는 '고름우유'라고 그렇게 까대던 남양유업은 프리미엄 우유라는 타이틀을 붙혀 '다우' 라는 자사최초의 '저온 살균' 우유를 내놓습니다. ( ㅡ.-)
그리고 '저온 살균' 우유는 2012년 730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최근에는 2013년 860억원으로, 2014년에는 1020억원 규모로 2년 만에 40%가량의 급성장을 합니다.
<이종카페 - 니코로드리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