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살인 사건은 물론 강간 및 추행 등 성폭력은 물론
피해자들이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스토킹까지
여러모로 여성들이 느끼는 범죄에 대한 공포감이
날로 커지는 것에 대해 공감하며
여권 향상 및 여성범죄 관련 인식 개선, 형량 강화 등
여러가지 사회적 대안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이번 너무도 안타까운 살인 사건 이후로
통계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내용이 인터넷에 돌아다녀
이를 바로잡으려 글을 씁니다.
바로 이 그래프입니다.
강력범죄의 피해자 중 84%가 여성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의 그래프입니다.
이 것만 보면 살인, 특수폭행, 강도 등 여러 범죄들이
절대적으로 여성만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확실히 밝혀두는 것은, 위의 그래프는 절대 '잘못된 그래프'가 아닙니다.
하지만 수학적으로 정확한 그래프라고 해도 통계란 것은 항상 함정을 품고 있습니다.
위의 통계에도 역시 함정이 있습니다.
아래는 통계청에 접속하면 누구나 볼 수 있는 통계 중
'피해자 성별 연령별' 통계 중 가장 최근 자료인 2013년 자료입니다.
(위의 그래프보다 더욱 더 최신 자료입니다.)
강력범죄 26,962건 중 무려 23,150건이 여성 대상 범죄입니다.
심각해보이네요.
조금 더 살펴볼까요.
강력범죄 통계에는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기타 성범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바로 통계의 함정이 나옵니다.
강간 등 성범죄는 범행 자체가 피해자 절대 다수를 여성이 차지하는 죄종이며
살인이나 강도 등에 비해서 훨씬 많은 발생건수를 차지하는 죄종입니다.
즉, 살인/강도/성범죄/방화가 묶인 '강력범죄 건수 통계'는
산술적으로 피해자가 여성이 절대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의 통계입니다.
성범죄를 제외한 살인, 살인미수, 강도, 방화 등의 강력범죄 피해자수를 합하면
남성은 2,547건, 여성은 1,863건으로 남성이 약 1.5배 가까이 더 많은 양상을 보입니다.
강력범죄 통계 그래프를 단 하나만을 두고
'살인, 강도 등의 범죄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더 많이 벌어진다.'
'여성혐오 현상의 근거 자료다.'
'남자들에게 문제가 있다.'
등의 주장을 하는 것은 애초에 강력범죄 피해자 통계의 구조 자체가
여성이 훨씬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옳지 않습니다.
설마 이 글을 보고
'그럼 성폭행은 강력범죄가 아니냐는 이야기냐'
'그럼 강력범죄 피해자가 여자가 많은 게 당연한거니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이야기냐'
'여자들보고 범죄 당하고 살라는거냐'
라고 이야기하시는 분은 없으리라고 믿겠습니다.
(그런 분들은 평소에 책을 좀 읽으셔야..)
당연히 성범죄 역시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여성들의 안전을, 나아가 생명을 위협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인 범죄입니다.
하지만 성범죄 피해자의 비율이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만을 두고
'남자들에게 문제가 있다. 현상이 심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발생건수 자체가 괄목할만한 증가세를 보인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큰 사회적인 문제겠지만성범죄 죄종의 특성 상 피해자 비율에서 여성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기때문에
그 것 자체로는 아무 것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특성을 지닌 성범죄가 통계가 포함된 강력범죄 통계 역시
피해자 성비는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합니다.
성범죄를 포함한 강력범죄 발생건수를 줄이려는 백번 천번 필요합니다.
남성에게 공격적인 스토킹을 당해서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심각한 데이트 폭력을 당해서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남자가 널 많이 좋아하나 보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현실인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 개선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옳은 주장을 해도 적당하지 않은 근거를 들고 나오면
그 옳은 주장마저 희석되어버린다는 것을 유념해야합니다.
통계에는 항상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진정한 여권 신장을 위해서라도 통계 자료를 근거로 들고 나올때는
정말 근거로 사용해도 될만한 통계자료인지 면밀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