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얘기가 하도 많아서 아름다운 이야기 풀고 갑니다요
쓴이 윗층에는 공룡새끼들이 살고 있었음
허구헌날 뛰어다니고 애새끼들이 잠도 안자나 봄
아빠가 미친듯이 윗집가서 따졌는데
그집은 말이 1도 안통하는 집안이었음
애들이니까 뛰는거다 그럼 우리 애들은 어디가서 놀라는거냐
아빠새끼고 엄마년이고 진짜 패고 싶었음
(거친 표현 죄송. 안당해본 사람은 모름)
작년 이맘때쯤인가 저녁에 초인종 울림
웬 처음보는 여자가 인터폰에 얼굴 들이밀며
1803호 이사왔어요^^^^^^ 함
나도 모르게 아싸!!! 소리지름 ㅋㅋㅋㅋㅋㅋㅋ
주먹쥐고 힘차게 허공에 어퍼컷 날리면서 ㅋㅋㅋㅋㅋ
아싸!!! 공룡새끼들이 떠났구나!!!! 야호!!!!!!!
신나게 뛰어나가서 문열었더니
아줌마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젊은 엄마가 있었음
작은 케이크 들이밀며 다짜고짜 고해성사를 시작함
저희 집에 6살 남자애가 있어요 ㅜㅜ
아.. 공룡새끼들 떠나니 새로운 공룡이 왔구나..
내 얼굴은 점점 어두워짐
최대한 노력해서 주의할게요 조금만 양해해주세요
이말은 대놓고 뛰어다닐테니 참으라는 말이구나!!!!
막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
핸드폰 번호가 적힌 쪽지를 주면서
노력할테지만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혹시 저희 집때문에 불편하시면 전화달라
올라오기 애매하실때도 있지 않겠냐
힘들게 오시지말고 전화달라
전화할 일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거임
굉장히 신선했음 좀 많이 놀람
그리고 우리집이 낮에 비는 시간이 언제이냐 묻길래
경계의 눈빛을 보냈더니 ㅋㅋ
집에 안계시는 시간에는 조금 긴장풀어도 될까요 하길래
9시 ~ 5시 30분 정도까지 비어있고
이따금 엄마가 일찍 오신다고 말해줌
그후로?
일년 가까이 지내면서 윗집에 전화한 적 한번도 없음
이따금 쿵쿵이 아니라
콩콩 소리가 나는거 같다 인지하는 동시에
순식간에 고요해짐.
아마도 엄마가 제지하는 듯 평소에도 정말 너무 조용함
남자 어린이가 사는 집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임
아 언젠가 엄마가 4시 40분쯤?
집에 들어갔는데 쿵쿵쿵쿵 공룡 소리가 들렸다고 함
엄마도 층간소음 트라우마가 있어서 욱했는데
평소에 워낙 조용한 집이니 잠깐 참아보자 했는데
5시 10분 쯤에 ㅋㅋ 거짓말처럼 고요해졌다고 함
가끔 엘베에서 만나면
그집 아빠 엄마 남자애도 인사 엄청 잘함
만날때마다 시끄러운거 없냐고 물어보심
괜찮다 조용하다 하면 고맙다고 하심
뭐가 고마운지요 ㅎㅎ 우리가 더 고마운데요 ㅎㅎ
이런 좋은 분들도 있답니다
너무 뜬금포로 쓴거라 마무리가.. 굿밤되세요
1803호 꼬마도 잘자 벌써 자고 있겠지만..
+++++++
약간 설명을 덧붙히면
엄마가 주 1회 정도는 4시 전후로 집에 오시는데
늘 조용했는데 어느날 쿵쿵쿵쿵!!
갑자기 공룡새끼들이 떠올라서 ㅋㅋ
순간적으로 스트레스가 엄청나셨대요
근데 5시 좀 지나니 조용해져서 설마? 혹시? 하셨나봐요
그후로 몇번 그런일 더 있었는데
늦어져도 5시 30분..
시간 칼 같이 지켜지고
낮 시간에 매일 뛰어다니는것도 아닌가봐요
그래서 엄마가 집에 일찍 들어가실때
오히려 1803호 눈치보고 몰래 들어가신대요
문소리도 작게 작게 ㅋㅋㅋㅋㅋㅋㅋㅋ
애기 엄마가 내가 낮에 집에 있는거 알면 안된대요
그 시간이라도 애기 편하게 놀아야 한다구요
윗집에서 먼저 노력해주시니까
저희집에서도 할 수 있는 배려가 그 정도에요 ㅋ
제목은 좀 자극적이니 수정해놓을게요
층간소음 없는 세상은 넘나 아름다운거 같아요
++++++++
우와 ㅋㅋㅋㅋㅋㅋㅋ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올린 글인데
많은 분들이 보셨네요
저희 가족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희 엄마는 귀여우신게 맞구요 ㅋㅋ
나머지 식구들은 별다른걸 하는게 없어요
저는 한번 꼬마한테 아이스크림 나눠준 적 있어요
엄마가 일찍 오실때마다 쿵쿵 거리고 있는게 아닌데다
쿵쿵 하고 있어도 어차피 5시쯤이면 멈추니까
엄마 옷 갈아입고 짐 정리하고 하다보면 끝난대요
그래서 괜찮다고 하시더라구요
주말에는 낮에도 조용해서 저는 아직까지
들어본적이 없어요 ㅋㅋ
그 전에 공룡새끼들은 그저 밉고 싫었는데
비슷한 또래 남자애가 얼마나 많이 참고 살겠나며
엄마가 좀 걱정하세요
그렇다고 공룡새끼들처럼
마음껏 뛰어 놀거라~~ 할 수는 없고 ㅋㅋ
1803호 엄마 성격에 낮에 엄마가 계신거 알면
그 시간마저도 애기 못놀게 할것 같다고
걱정하시더라구요 처음에 욱! 할때는 언제고 ㅋㅋㅋ
그래도 그렇게 몰래 들어갈 필요까지 있을까 싶은데
그냥 살금살금 다니신대요
어차피 매일 일찍 오시는거도 아니라서 ㅎㅎ
층간소음 피해보시는 분들 백번 천번 공감합니다
정말 공룡새끼들은 엘베에서 만나도 너무 싫었거든요
공룡새끼들만 있을때
너네 조용히 좀 해 하면...
큰 공룡은 무안한건지 무시하는건지
말없이 고개돌리고
작은 공룡새끼는 아주 메로로오오오메로로옹
메로오ㅇ 이 해서 아오 때릴수도 없고 ㅋㅋㅋㅋㅋ
공룡새끼들 밑에서 2년을 살았더니
지금 윗집이 너무 고마워요 ㅜㅜ
그리고 저희집 이사오고 싶으신 분들 ㅋㅋㅋ
저희 집 이사 안가요 아빠집이에요 ㅋㅋ
바람은 윗집도 자가이길.. 제발 이사가지 말길..
서로 피해주지 말고 삽시당!
뿅!
+ 지금 어딘가에서 그 공룡새끼들 밑에 사시는 가족분들 힘내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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