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에 나와있는 사례는 모두 제가 겪었거나 혹은 본 것들 입니다. >
#1. 아동 성추행
열두살, 동네 도서대여점. 여기는 회원 가입시에 5000원의 회원가입비를 받는다. 1992년 오천원은 아동용 도서 두 권, 소설책 한 권 정도의 가격이다. 도서 대여점의 주인이 갑자기 바뀐다 그리고 아줌마 대신 자리를 머리가 반쯤 벗겨진 아저씨가 지키고 있다. 만화 잡지를 고르고 대여료를 내려고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아저씨가 회원증을 받아든 다음에 이야기 한다. “아저씨 한테 뽀뽀해야 책 빌려줄꺼야.” 이 어색하고 이상한 상황을 피할 줄 모르는 12살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굳어져서 서 있다. 너무 놀란 표정이니 그 아저씨는 손등을 내민다. 여기에다 해주면 책도빌려줄게 라고 말한다. 손등에 입을 1초간 댔다가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부터다. 빌려온 만화책 어떻게 가져다 주지? 그 도서 대여점에 가기 싫어 미루고 미루고 있다가 연체금이 어느정도 쌓였을 때 그 책방 아저씨 좀 이상한거 같다 라고 말한다. 엄마는 그냥 잽싸게 책만 던져주고 오라하신다. 별일 아닌거라 생각하셨나 보다. 가기 싫지만 가야했다. 그날의 다른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건 도서대여점 가게와 그 가게 안에 딸린 방 사이의 문턱에 내가 앉아있고 그 아저씨가 뒤에서 끌어안고 내 몸을 더듬었다는 것, 그리고 자꾸 방안으로 들어오라는 것을 왠지 들어가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싫다고 말했던 것 그것뿐이다. 어떻게 빠져 나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그 방에 들어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리고 이런 일쯤은 전혀 놀랄 것도 없이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여자라면 매우 흔하게 겪는 일이다.
#2 외모비하와 공격의 일상성
살이 찌고 퉁퉁해졌다. 원래 예쁘지 않게 타고났지만 체중이 더해지면서 내 외모는 그야말로 안습 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내 자신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내 스스로를 도덕적이고, 똑똑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나 그건 내 생각일 뿐이었다. 이성으로서 인기가 없는것은 자연법칙이라 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은 타인의 외모를 향해 저주를 퍼붓고 놀림감을 삼는 일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회였다.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본 할아버지가 나를 향해 돼지 같다 라고 말했던 것은 놀랄 일이 아니고 3.8일 여성의날 행사에 참여했다가 나도 몰래 찍힌 사진이 진보언론 기사에 실리자, 저런 얼굴이니 여성운동 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물론 나는 그때 여성학을 소모임을 통해 공부하고 있었고, 성폭력 관련 상담원 교육을 받고, 자원봉사 중이었다. 그러나 어쩌란 말인가? 욕먹지 않으려면 외모부터 가꾸고 봉사해야 하는지 묻고 싶었다. 한국사회에서 못생긴 여자, 외모가 매력적이지 않은 여자는 루저다. 그것도 다른 장단점을 볼 필요도 없고, 공격해도 방어하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대다. 그러니 이 게시판에서 “뚱뚱한 여자” 의 논쟁도 존재했던 것이 아닌가? 그녀가 당신에게 끼친 해악이 없거든, 당신 취행이 아닐 뿐이니 신경꺼라. 어쩌면 당신보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간일수도 있다.
#3 홀로서기 ( 취업과 조직생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취업교육이다. 여성들이 많은 카페회원들이 주 대상이 되었고, 그들의 남자 형제나 남자친구들을 소개받아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대학교 졸업, 평균적인 취업준비 과정 ( 토익, 연수, 인턴. 자격증)을 갖췄다면 남자가 유리하다. 그것도 훨씬. 왜 유리한가? 라고 묻으면 할말이 없다. 내가 그렇게 뽑지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 합격, 불합격의 결과치로 보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합격한 비율이 높다. 회사 생활을 남자가 더 잘하네 못하네 라는 논쟁은 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내 기준은 신입이다. 편견이든 사실이든, 여자가 직업을 갖는 일은 남자 보다 어렵다.
또 하나의 맹점은, 조직 내에서 남녀가 사적인 일로 얽혔을 경우 그 가해자가 남자 일지라도 그 조직을 떠나는 것은 대부분 여자라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삼성을 다니던 여성이 사내에서 성추행문제를 제기한적이 있다. 제대로 해결되지 않자 공론화 하고,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는 동안 그 여성은 대기발령을 받았다. 그녀는 피해자 인데 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나마 대기업이니 그녀는 대기발령 일 뿐, 대부분의 직장 내 성추행, 성희롱 문제에 있어 가해자 (주로 상급자 남성)은 살아남고, 피해자(하급, 여성)은 직장을 떠나야 한다. 그것도 이미 상급자 남성을 감싸는 분위기에서 헤픈 여자, 꼬시는 여자로 낙인 찍히는 경우가 상당수 이다. 여기서 다시 구구절절 쓰진 않겠지만, 내 사촌언니가 이런 일의 피해자였다. 그것도 19살 어린 나이에 당한 일 이었고 나는 그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앞에 나왔던 성폭력상담소 교육과 자원봉사, 내 나이 18살에 결심한 일이다.
4# 사랑 연애
5# 결혼
며칠전 성포의 댓 글 누군가가 말했다. 결혼제도가 여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결혼이 여자에게 유리한데 왜 독신 남성은 외국여성을 데려와서까지 결혼을 하려하고, 독신 여성은 그냥 살려고 할까? 이상하지 않은가? 유리한 것을 가진 사람은 원하지 않고, 불리한 사람이 굳이 애를 쓰는 이 기현상을 말이다. 한가지를 인정한다면, 현재의 결혼준비 문화에서 남성측의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 이것은 인정한다. 2000년 이후로 주택가격이 급 상승을 했고, 성년 이후에 평균적인 임금을 모아서는 주택가격을 지불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남자의 부모에게 더 많은 부담감이 생기는 것 인정한다. 그러나 그 사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영역에서 불리하지 않은가?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도 가사분담비율은 여성쪽이 훨씬 높은 편 이며, 일상가사 외에도 각종 집안 행사나 일들이 남편이 처가를 챙겨야 할 일 보다는, 아내가 시댁을 챙겨야 할 일이 많다는 사실 조차 부인하진 않을 것 이다. 또 한국사회에서 처가에서 사위를 바로보는 시선과 시댁에서 며느리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다르다.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언어를 보면 된다. 아내의 부모님댁은 처”가” 이고 남편의 부모님댁은 시”댁” 이다. 한국어를 배운 한국인 이라면 어디가 더 존칭인지 모르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언어가 사고와 문화를 대변한다는 사실 또한 부정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6# 이혼
살다가 보면 누구의 잘못이든, 헤어질 수 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헤어질 때 양육을 맡는 쪽이 상대방으로부터 양육비를 주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아는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양육비를 지급하며 사는 이혼남녀는 10%도 되지 않는다 는 것, 양육비를 주지 않아도 강제할 규정이 없다. 폭력남편 때문에 세 살 아이를 데리고 이혼했고, 양육비를 받지 못해도 그녀에게 남편의 양육비를 받아다 줄 사람은 없다. 세 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그녀는 일하러 가야 한다.
모 싸이트에도 같이 올린글이니 유출아닙니다.